정치 대통령실

공정위원장 과욕에 뿔난 민주당

김동수 "법개정안 이달 처리 여야 합의"… 박지원 "거짓말 묵과못해"<br>일부선 "긁어 부스럼" 지적도

민주당이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의 국회 의사일정 언급과 관련, 22일 김 위원장의 이른바 '언론 플레이' 의혹을 제기하고 '적절한 조치'를 공언하는 등 단단히 뿔이 났다. 여야 간 국회 의사일정 협의와 관련, 직접적인 당사자로 보기 어려운 김 위원장이 기자회견까지 자청해 협의내용을 '친절하게' 설명한 배경과 형식을 문제 삼고 나선 것. 김 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일반지주회사의 금융자회사 보유 허용 등을 내용으로 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의 4월 임시국회 회기 내 처리에 여야가 잠정 합의했다고 밝혔다. 민주당이 이날 격앙된 반응을 보임에 따라 김 위원장에 대한 민주당의 '괘씸죄' 적용과 함께 공정거래법안의 국회 처리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위에 계류된 공정거래법안을 조속히 통과시켜 입법절차를 마무리하려던 김 위원장의 의욕(?)이 긁어 부스럼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김 위원장이 공정거래법안 통과를 정진석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부탁하지 않았다고 했으면서 같은 날 '여야 국회의원, 정부, 청와대에 법안 통과를 부탁했다'고 말을 바꿨지만 아무 소리 안 했다"며 "그런데 어제 아침 공정위원장이 저를 찾아오고서는 기자들에게 엉뚱한 거짓말을 브리핑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도 사정을 듣고 법안 통과가 어렵겠다고 순응했다"며 "어떻게 공정거래위원장이 거짓말을 하는가. 사과와 (발언내용) 취소가 없을 경우 적절한 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김 위원장이 공정거래법안을 통과시키려고 언론 플레이를 한 것으로 보고 있다. 4월 국회 처리가 무산될 경우 SK그룹이 제재를 받는 상황에서 마음이 급해진 김 위원장이 거짓말이라는 무리수를 뒀다는 것이다. 정 정무수석이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저녁을 함께 했고 그 자리에 삼성전자 최고운영책임자(COO)인 이재용 사장이 동석했다는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파장은 더 커지고 있다. 박 원내대표는 전날 기자와의 통화에서도 김 위원장을 가리켜 "건방지다"는 표현까지 하며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국회 법사위 간사인 박영선 의원도 "김 위원장이 언론 플레이를 한 것"이라고 힐난했다. 김 위원장이 국회 의사일정 또는 협의 내용에 대한 설명과 관련해 구설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지난달 홍준표 한나라당 최고위원과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을 골자로 한 하도급법 처리에 당정 간 합의했으면서도 서울경제신문 등 언론보도 직후 위원회 보도자료를 통해 이를 부인한 바 있다. 하지만 하도급법 개정안은 다음날 열린 국회 정무위 소위를 통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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