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기 바닥치나”/‘올 설비투자 감소’/산은,제조업투자전망 의미

◎투자내용 연구개발보다 증설 많아/회복 대비 체질강화 미흡올들어 설비투자가 경기하강 국면을 반영, 지난해보다 위축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이같은 위축은 경기가 정상적인 궤도로 재진입해 바닥이 가까워지고 있음을 의미한다는 분석이다. 경기침체기에 설비투자 감소는 경기순환 주기상 경기회복을 위한 선행조건이 되기 때문이다. 그동안 설비투자는 지난 95년 하반기를 정점으로 경기가 하강국면에 진입한 이후에도 이례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해 왔다. 산업은행이 지난 2월 기업체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올해 설비투자 전망자료에 따르면 전산업, 그중에서도 제조업의 설비투자가 올해는 위축될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은행 조사에 응답한 전국 1천1백80개 업체들은 설비투자를 줄이는 가장 큰 이유로 경기전망이 불투명하다는 사실을 꼽았다. 응답자의 35.1%가 경기전망이 불투명하기 때문에 설비투자를 줄인다고 밝혔고 수요부진이 22%, 자금조달난 17.3%, 설비과잉 9.2%, 수익성저하 6.8% 순이었다. 즉 현재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부진보다도 향후 경기 전망이 밝지 못해 투자를 자제한다는 것이다. 이를 경기가 정점에 도달한 지난 95년 10월 당시 조사결과와 비교해보면 다소 상이한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설비투자가 왕성하게 일어난 지난 95년 10월 조사에서 제조업체들은 설비투자 애로요인으로 수요부진(27.0%), 자금조달난(21.3%)을 지적했다. 반면 경기전망 불투명에 따른 설비투자 부진요인은 18.4%에 그쳤다. 본격적인 경기침체기인 올 2월 조사에서 수요부진을 지적한 응답은 22%로 떨어졌고 자금조달난에 따른 애로는 17.3%, 경기전망 불투명은 35.1%로 뛰어올랐다. 특히 주목할 점은 지난 95년 10월에는 기업들이 자금조달난으로 인해 설비투자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올들어서는 이같은 응답이 눈에 띄게 줄었다는 점이다. 설비투자가 줄어들면 기업 자금수요가 줄고 이는 시장금리의 하향안정화로 이어진다. 시장금리의 지속적인 하락은 기업의 투자마인드를 다시 활성화시켜 경기회복의 결정적 요인이 된다는 것이 경제학 원론이다. 따라서 비정상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해온 기업 설비투자가 올들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 것은 일단 향후 경기회복을 위한 청신호로 받아들일 수 있다. 다만 올해 예정된 설비투자의 동기를 살펴보면 질적으로 다소 개선되기는 했지만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합리화 16.2%, 연구개발 7.2%)보다 외형확대를 위한 투자(설비능력증가 67.4%)가 대종을 이루고 있어 경기회복기에 대비한 기업들의 체질강화 노력은 아직도 미흡하다는 지적이다.<김상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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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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