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시론] 신뢰경영으로 위기 극복을

원유의 고가 행진과 원자재가격 상승의 지속, 원화 강세 등은 경기활성화를 기대하던 국가 경제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 더욱이 중국 경제의 급성장으로 기존 제품들이 중국에 주도권을 빼앗기고 있는 상황은 진퇴양난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때일수록 경영자들의 위기 관리 능력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올초에 오쿠다 히로시 도요타자동차 회장이 지난 90년대 장기불황에서 벗어나 활기를 되찾은 일본 경제의 비결에 대해 “장기침체에서 성공적으로 탈출한 것은 기업들이 인간을 존중하는 경영 원칙에 충실했기 때문이다”고 피력했다. 즉 일본의 경제 회복 이유는 고용 유지에 힘쓰면서 글로벌화에 적절히 대응한 성과라는 것이다. 치열한 생존경쟁의 경영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인력 감축 등 조직의 재정비를 통한 마른 수건을 다시 한번 짜는 구조조정도 때에 따라서는 필요하지만 이것은 단기적인 발상과 처방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경영이 어렵다는 이유로 조직 슬림화를 통한 구조조정은 잘못하면 유능한 인재만을 상실하는 우를 범할 수 있다. 고난도의 어려운 국면에 처할수록 경영자는 힘들게 확보한 우수 인재의 유지와 투자에도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한다. 자발적 의욕과 창의성을 극대화하는 핵심 인력은 기업이 지속가능 경영을 함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경쟁 우위 원천이기 때문이다. 개개인의 의욕을 불러일으키고 역량을 극대화하기 위해 무엇보다 필수 요소라 생각되는 것은 상호 존중의 커뮤니케이션을 활성화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즉 경영진의 의지와 현장의 소리가 가감 없이 교감되는 커뮤니케이션은 사람의 마음을 사서 일이 제대로 추진되도록 하는 원천인 것이다. 필자는 평소 “기업의 커뮤니케이션은 신체의 피 돌기와 같다”는 비유로 상호교감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피돌기가 멈추면 건강한 육체도 순식간에 마비되고 기능이 정지되듯이 조직의 기반 위에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 수반되지 않으면 그 조직은 사망 선고를 받은 암 환자와 같은 것이다. 개인과 조직에 있어 신뢰의 기반이 되는 커뮤니케이션을 원활히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상대방의 입장에서 먼저 생각해보며 겸허하게 들어주는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자세가 필요하다. 필자는 열린 경영을 활성화하기 위해 직원들과 상호교감되는 진솔한 대화의 장을 다양하게 마련하고 있다. 도시락 간담회와 ‘CEO와의 대화’ 등의 채널을 통해 직원들과 마음을 나누며 또한 매월 한번씩 보내는 ‘CEO의 편지’를 통해 경영 현안에 대한 의견과 경영 철학을 전파, 확산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전사원들이 신뢰와 자부심을 느끼면서 휘파람을 불며 즐거운 마음으로 출근하고 싶은 회사 만들기에 힘쓰고 있다. 국내 기업들 중 모 회사는 경영 위기에 봉착했을 때 대표이사가 사원들에게 편지를 써서 경영 전반에 대한 상황과 진솔한 경영 철학과 비전 등을 공유하며 구조조정 과정의 상호불신을 극복하려고 노력했다고 한다. 그러한 결과로 경영자와 사원간의 우리도 할 수 있다는 강한 신뢰가 형성돼 회사를 정상 궤도로 올려놓았다고 한다. 이것이 다시 어려움에 빠져 있는 우리나라의 경제를 다시 활성화할 수 있는 신뢰 경영의 좋은 사례라고 생각한다. 급변하는 경영 환경과 지식정보화사회에서는 오늘의 성공이 결코 내일을 보장해주지는 못한다. 이제는 직원들이 좀더 열심히 일하고 스스로 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 생동하는 조직을 만들어야만 미래의 생존을 보장받게 된다. 직원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회사가 어떻게 해주면 되는지 경영자들이 고민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21세기의 문맹자는 글을 읽을 줄 모르는 사람이 아니라 학습하고 교정하며 재학습할 줄 아는 능력이 없는 사람이다”는 앨빈 토플러의 말처럼 우리 사회 전반의 모든 경제주체들이 인간 중심의 신뢰 경영을 통해 스스로 재학습하며 진화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나가야 할 것이다. 이러한 상호존중의 교류문화가 우리 사회가 선진미래로 지속 성장해가는 토대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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