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금 0.5~1% 수수료선취 중도환매 편리옷을 잘 입는 사람은 항상 유행에 민감하다. 어떤 옷이 유행할지 미리 고민하고 남보다 한 발 앞서 실천에 옮긴다.
마찬가지로 주식시장도 유행을 탄다. 유동성 장세로 거의 모든 종목이 오를 때는 유행이 나타나지 않지만 요즘처럼 조정양상을 보이면 종목별로 다른 특징이 나타난다.
주식시장에서는 이를 '테마가 형성된다'고 표현한다. 한번 형성된 테마에는 관성이 붙는다. 상당기간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며 시장을 주도하기 때문에 유행을 창조하거나 초기에 유행에 편승하는 투자자들은 큰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은행, 통신 등이 최근에 등장한 테마다. 여기에 속하는 종목은 평균 주가상승률을 훨씬 웃돈다. 하지만 개인투자자들의 입장에서 유행을 창조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주가가 큰 폭으로 출렁거리는 최근의 장세에서는 유행을 따라잡는 것조차 쉽지 않다. 이런 문제점을 파고든 상품이 요즘 봇물처럼 터져 나오고 있는 이른바 '테마형 펀드'다.
삼성투신, 제일투신, 동양투신 등 많은 투신사들은 최근 경쟁적으로 테마형 상품들을 쏟아내고 있다. 일반적인 주식형 수익증권은 우량주를 중심으로 시가총액 비중에 따라 어느 정도 편입 비율을 맞춰 운용되지만 테마형 펀드는 펀드 자산의 50%이상을 특정종목군에 집중 투자한다.
조정장세가 길어지면서 투자의 방향을 잡지 못해 불안해 하는 일반투자자를 겨냥한 상품이라고 할 수 있다.
삼성투신운용은 중소형 주식 및 코스닥에 투자하는 테마형 펀드를 선보이고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으는데 한창이다.
전체 주식중 중소형주식에 집중투자하는 '중소형알짜주식형펀드'는 주식편입비중을 최소 60%에서 90%로 하는 성장형펀드로 중소형주에 최소 80%이상을 투자하는 펀드다.
'프레쉬데뷰펀드'는 코스닥시장에 등록된 지 1년 미만의 종목중 정보기술(IT)과 벤처관련 저평가 종목에 투자하는 주식형펀드로 주식에 60%이하로 투자한다.
제일투신은 20여개 핵심우량주에 집중투자하는 'CJ점프2000 투자펀드'를 발매중이며 굿모닝투신은 시장지배력이 강한 업종대표주 20여개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업종 일등 주식형펀드'를 판매하고 있다.
업종대표주 및 시가총액 50위이내 대형우량주에 자산의 80%이상을 투자하는 대한투신의 '갤롭코리아 블루칩바스켓 펀드'도 비슷한 성격이다.
동양투신도 최근 거래소 상장기업과 코스닥 등록기업 가운데 시장주도기업 30여개로 구성된 '동양베스트원 혼합펀드'를 발매했다.
이러한 테마펀드들의 대부분은 가입금액의 0.5~1%를 선취하는 대신 중도환매 수수료가 없는 점이 특징이다.
테마펀드는 아니지만 투자자의 특정 욕구를 충족시켜 주는 다양한 이색펀드도 인기다.
한국투신의 '부자아빠펀드'는 자녀의 양육에 필요한 자금을 미리 산출한 뒤 필요할 때마다 찾아 쓸 수 있도록 설계된 보험성 상품이며, 서울투신은 가입과 동시에 부모님께 효도편지를 보내주고 이익금을 부모님 계좌로 보내주는 '크리스탈효도펀드'를 판매하고 있다.
제일투신은 미국발행 채권중 신용등급 BB+이하 투기등급 채권에 집중 투자하는 '푸르메리카 미국하이일드펀드'를 발매해 1,700억원을 모집하는 등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다.
삼성투신 김영준 주식1팀장은 "4월부터 시작된 조정국면이 두 달 가량 지속된 만큼 이제부터는 조정기 이후에 대비한 투자전략을 구상하기 시작할 때" 라며 "간접상품을 선택할 때도 주가가 오를 때 가입하는 것보다 주가가 조정받고 있는 상황에서 가입하는 게 투자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홍준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