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서울 공덕동 S-OIL 사옥에서는 매일 오전8시30분이 되면 어김없이 흥겨운 음악이 흘러나온다. 음악과 동시에 직원들은 하던 일을 멈추고 사무실에 설치된 대형 모니터에서 나오는 스트레칭 동영상을 열심히 따라 한다. 이른바 'S-OIL식 아침체조' 시간이 시작된 것. 몸이 말을 잘 듣지 않기는 하지만 직원들은 간단한 체조로 뭉친 근육을 풀어주며 상쾌하게 하루를 연다.
나세르 알마하셔(사진) S-OIL 대표가 직원들의 사기를 높이기 위한 프로젝트를 본격 가동했다. 모든 직원이 함께 하는 아침체조로 활기찬 사내 분위기를 만드는가 하면 일주일에 한번씩 퇴근시간을 앞당긴 '패밀리 데이'를 도입해 근무여건 개선에 나서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S-OIL은 지난달 19일부터 본사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아침체조 시간을 도입했다. 매일 아침 업무 시작 전 간단한 스트레칭을 통해 활기찬 하루를 시작하자는 알마하셔 대표의 아이디어에서 비롯됐다.
사실 백화점ㆍ대형마트와 같은 유통업체나 안전사고의 위험이 있는 생산공장이 아닌 일반 사무실에서 직원들이 단체로 아침체조를 하는 모습은 다소 이례적이다. 이 때문에 처음에는 직원들 스스로도 어색해하고 쑥스러워했지만 이제는 오전 8시30분이 다가오면 즐거운 표정으로 체조준비를 시작할 만큼 다들 적응해가고 있다. 직원들 반응 역시 매일 아침 3분 동안의 간단한 스트레칭이 하루의 활력소가 된다는 분위기다.
또 S-OIL 직원들은 매주 수요일 오후5시30분이 되면 열외 없이 모두 퇴근길에 오른다. S-OIL이 9월부터 도입한 '패밀리 데이' 덕분이다. 패밀리 데이는 바쁜 업무로 가족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기 힘든 직원들을 위해 알마하셔 대표가 만든 제도다. 일주일에 하루라도 회사가 강제적으로 직원들의 조기퇴근을 유도해 가족들과 보다 많은 시간을 갖게 하자는 취지다. 직장상사의 눈치 볼 필요 없이 일찍 퇴근할 수 있다 보니 직원들의 호응도 폭발적이다.
이러한 직원 사기 진작 프로젝트는 모두 3월 S-OIL의 최고경영자(CEO)로 취임한 알마하셔 대표의 작품이다. 직원들이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지 않고서는 결코 좋은 성과를 낼 수 없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알마하셔 대표는 직원들과의 스킨십 강화에도 적극적이다. 사내 체육대회에서 직접 축구선수로 나서는가 하면 임직원들의 자원봉사활동 자리에도 가급적 빠짐없이 참석해 직원들과 함께 구슬땀을 흘리기도 한다. 특히 만나는 직원들마다 두 손을 꼭 잡고 한국식 인사를 나누며 직원 개개인의 이름과 관심사항, 고민거리 등을 직접 물어보곤 한다. 이 밖에 그는 10월에는 '나세일'이라는 한국 이름도 만들며 한국 직원들에게 보다 가까이 다가가고자 노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