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은행 금리인상 '두 얼굴'

대출이자 냉큼 올리면서 예금은 미적미적


은행권이 시중금리 상승과 함께 대출금리를 번개처럼 인상하는 반면 예금금리 인상 시점은 최대한 늦춰 빈축을 사고 있다. 18일 금융계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최근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오름세를 보이자 여기에 연동된 대출금리를 일제히 인상하면서도 예금금리 인상은 외면하고 있다. 국민·우리·신한·하나은행 등 주요 은행들은 금융통화위원회가 오는 8월 중 기준금리를 조정하면 그때 가서 예ㆍ적금 금리를 인상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우리은행은 8월 금통위의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확인한 뒤 금리인상폭을 확정할 계획이다. 우리은행의 한 관계자는 “8월 중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지금 예금금리를 올리면 그때 또 인상해야 한다”며 “금통위의 결정을 보고 금리를 조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8월 중순부터 정기적금에 대해 우선 최고 5% 중반까지 금리를 끌어올릴 방침이다.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은행 수익에 미치는 영향 등을 분석한 후 금리인상 시기를 검토하기로 했다. 국민은행의 한 관계자는 “수익성 등을 분석하는 데 약 2주일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며 “외부적인 요인으로 시장 실세금리가 단기 급등했는데 이후에는 바로 조정이 오기 때문에 곧바로 인상하는 것은 부담이 된다”고 설명했다. 반면 은행권은 CD 금리가 오를 때마다 대출금리를 즉시 상향 조정하고 있다. 은행들이 대출금리 기준으로 삼는 CD(91일물 기준) 금리는 지난 17일5.55%로 전일보다 0.01%포인트 올랐다. CD 금리는 이달 들어서만도 0.18%포인트나 급등했다. CD 금리가 오르자 은행들은 즉시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끌어올리고 있다. 국민은행은 21일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이번 주보다 0.11%포인트 오른 연 6.31~7.81%로 고시하기로 했다. 신한은행의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17일 기준으로 연 6.51~7.91%를 기록, 최고 금리가 곧 8%대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계의 한 전문가는 “최근 CD 금리 급등은 은행들이 자금사정 변화를 미리 예측하지 못한 데서 비롯됐는데도 그 부담을 가계에만 전가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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