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50회 정기공연 앞둔 직장인 극단 '무리'

낮엔 직장생활 밤엔 연극연습 "힘들다뇨? 스트레스 푸는걸요"


50회 정기공연 앞둔 직장인 극단 '무리' 낮엔 직장생활 밤엔 연극연습 "힘들다뇨? 스트레스 푸는걸요" 강동효기자 kdhyo@sed.co.kr 지난 12일 서울 돈암동의 한 상가 건물 지하에서 수상한 배우들(?)의 연극 연습이 한창이었다. 가다듬지 않은 발성과 어색한 몸짓의 연기자들. 연출은 못마땅한지 연신 호통을 친다. “호흡이 아직도 불안해요. 목소리에 힘을 더 싣고요.” 그래도 배우들의 얼굴에는 지친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공연 연습에 분주한 이들은 모두 생업을 가진 직장인 극단 ‘무리’의 배우.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연극하는 ‘주경야극(晝耕夜劇)’ 중이다. “힘들다뇨? 직장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연극으로 푸는데요.” 지난해 들어온 초보 배우 신재용(30ㆍ영어교사) 씨는 요즘 연극에 빠져 산다. 직장인 극단이지만 일반 극단 못지않게 체계적이다. 신입 단원을 가르치는 교육부, 살림살이를 담당하는 회계부 등 각 부서가 분업화돼 유기적으로 움직인다. 잘 짜여진 극단이 뛰어난 실력을 발휘하기 마련. 이들은 지난 1996년부터 거의 매해 근로복지공단 주최의 근로자연극제에서 상을 받았다. 2005년에는 근로자연극제 대통령상과 서울문화재단 주최의 서울시민예술축제 최우수상을 연이어 받기도 했다. 지난 1991년 10명의 단원으로 출발한 지 어느덧 17년. 공연에 참여하는 정단원만 70여 명인 대형 극단으로 성장했고 오는 28일 50회 정기공연을 앞두고 있다. 이들이 야심차게 준비한 공연은 위성신이 지난 2007년 선보인 ‘술집-돌아오지 않는 햄릿.’ 술집을 배경으로 연극쟁이들이 꿈과 좌절을 그린 이 작품은 극단의 자화상과 다름 없다. 38세의 디자이너는 연출을 맡았고 컴퓨터 프로그래머, 사회복지사, 방송작가 등 다양한 사람들이 배우로 무대에 오른다. 매일 비지땀을 흘리며 연습하는 배우들의 한 가지 바람. 공연이 대박나는 것? 아니란다. 공연장은 늘 관객으로 가득차기 때문. “직장인 극단이라고 하니 대본 구하기도 어렵고 대관도 힘들어요. 극장 관계자들과 작가분들 공연 한번 보러 오세요. 아마추어리즘으로 작품을 망치지 않으니까요.” 6월 1일까지 서울 대학로극장에서 (02)764-6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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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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