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친박계 해체 수순… 박근혜 길터주기?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뜻을 같이 하는 이른바 친박계가 자발적인 해체 수순을 밟고 있다. ‘박근혜 체제’가 한나라당 전면에 나서면서 박 전 대표는 물론 친박계의 기득권을 내려놓으라는 당 안팎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서다. 친박계가 물러나고 친이계와 쇄신파가 들어설 공간을 만드는 한 편 침묵을 지키는 박 전 대표도 이들과 소통을 확대하겠다는 복안이다. 다만 쇄신파와 친이계 등의 탈당 목소리는 좀처럼 잦아 들지 않고 있어 이 같은 계파 화합시도가 ‘쇼’로 그칠 것이라는 회의론도 나온다. 친박계 의원들이 주축인 ‘여의포럼’은 13일 다음주 송년 모임을 마지막으로 해체하기로 결정했다. 박 전대표를 보좌하던 의원도 박근혜 비상대책위가 들어서면 공식적으로 ‘임무완료’를 선언할 계획이다. 친박계의 핵심인사는 “여의포럼은 어떤 기득권도 아니었지만 친박계 의원모임으로 보는 시선이 있어 완전히 해체하기로 한 것”이라면서 “보좌 그룹 역시 물러나 친이계가 들어와 활동할 공간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박근혜 비대위’가 전권을 쥐고 4월 총선까지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게 친박계들의 주장이다. 이에 따라 박 전 대표의 부담을 덜기 위해 총선 불출마를 선언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친박계인 윤상현 의원은 서울경제신문과 통화에서 “공천을 우려하는 의원들이 많은데 친이계보다 친박계가 더 공천을 우려한다”면서 “박 전 대표가 공천을 특정 계파에 유리하게 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산출신의 3선 친박계인 허태열 의원은 이날 ‘CBS 김현정의 뉴스 쇼’에서 "친박 중에서도 고령의 다선의원 중 불출마 선언이 나올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그렇다. 내년 1∼2월이 되면 불출마 문제 등이 자연스럽게 정리돼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당은 쇄신파의 탈당 움직임이 가시화하는 등 내분이 격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날 열린 의원총회에서 박근혜 비대위가 아닌 당 해체 후 재창당을 주장한 쇄신파들은 탈당서까지 준비하며 친박계에 맞섰다. 직접 소통하지 않는 박 전 대표에게 불만도 쏟아졌다. 조전혁 의원은 이날 의총 중 회의장 밖에서 기자들을 만나 "정두언, 정태근 의원이 의총에서 '박 전 대표는 왜 안 오느냐'고 말했다"며 "사실 그 부분은 나도 불만"이라고 말했다. 조 의원은 "좀 나와서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하고, 의원들의 이야기도 직접 들으면 좋지 않겠느냐"며 "직접 와서 열기도 느끼고…"라고 덧붙였다. 정해걸 의원도 전날 황우여 원내대표가 '박 전 대표에게 ‘보고’하겠다'고 발언한 것을 문제 삼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친박계는 쇄신파와 소통도 넓힐 계획이다. 친박계의 한 의원은 “맞부딪쳐도 박 전 대표와 호흡 맞는 사람은 쇄신파다. 남경필ㆍ원희룡ㆍ황영철 등과 계속 접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세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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