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북핵2차 6자회담 첫날] 분위기 다소 유연… 성과는 미지수

베이징 제2차 6자회담은 지난해 8월 제1차 회담보다는 다소 유연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고 있지만 기대한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우리 정부는 “각국의 목표와 현실 사이의 괴리에도 불구, 참가국이 진지하고 포용적인 자세로 임한다며 공통점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을, 미국은 “북한에 안전보장을 해줄 수 있는 방향으로 논의해야 하고, 북한을 결코 침략할 의도가 없다”는 입장을 각각 밝혔고, 북한도 “신축성을 발휘할 것”이라고 말해 협상과정에 유연성을 보일 것임을 시사했다. 하지만 당초 예상대로 미국은 “고농축 우라늄(HEU) 핵 계획 등 모든 핵 프로그램이 폐기돼야 대북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재천명한 반면 북한은 “미국이 적대시 정책을 철회하면 핵을 포기할 수 있다”는 입장을 되풀이해 회담 전망이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따라서 이번 2차회담에서는 대립의 두 축인 미-북한간 양자접촉을 통해 어느 정도 이견을 좁히느냐가 회담 성공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북미 양자접촉에서 관심을 끄는 점은 미국이 HEU 존재여부를 북한에 확인할 때 보여줄 북한의 태도. 만약 북한이 HEU 존재를 강력히 부인하면서 여지를 남기지 않는다면 이번 회담은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끝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하지만 북한이 HEU를 부인하면서도 의혹규명 방안을 강구하겠다는 식으로 융통성을 보이면 접점을 찾을 가능성도 있다. 또 `모든 핵 폐기`라는 용어를 구사, HEU를 명시하지 않으면서도 포괄하는 방식을 쓴 뒤 HEU논의는 향후 검증과정 단계로 넘기자는 한국측의 절충안에 미국과 북한이 동의하면 의외로 해답은 쉬워질 전망이다. HEU 문제가 어떤 형태로든 정리되면 핵동결 대 상응조치 문제로 이행, 각론에 대한 세부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우리 대표단은 지난 24일 북한과의 첫 양자접촉에서 이 방안을 집중 설명했고, 북한은 물론 미국, 중국도 이 방안에 이해와 관심을 표명했다고 밝혀 귀추가 주목된다. 그러나 핵동결이라는 문제가 해결된다고 해도 각론에서의 대립도 만만치 않아 보인다. 미국은 핵동결 상응조치로 중유제공 재개 등은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인 반면 북한은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와 정치 경제적인 재재 철회 등도 뒤따라야 한다고 맞설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번 회담 역시 많은 기대 속에 시작됐지만 미-북간 이해가 크게 엇갈리고 있는데다 일본이 북핵 해결과 함께 일본인 납치문제 등 정치적 문제를 이슈화하겠다는 속셈을 내비치고 있어 지루하고 힘겨운 협상의 시작일 뿐이라는 견해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베이징=고진갑특파원, 이병관기자 comeo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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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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