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잇따라 공개적인 자리에서 특정 인사를 겨냥, 문제를 삼고 면박을 주는 스타일을 보여 논란이 예상된다.
노 대통령은 15일 청와대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일각의 검찰 중수부 폐지주장을 반박한 송광수 검찰총장과 공공주택 분양원가 공개를 주장한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원내대표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송 총장과 김 전 원내대표는 전날 각각 “만일 중수부 수사가 국민의 지탄을 받게 된다면 먼저 저의 목을 치겠다” “계급장을 떼고 치열하게 논쟁하자. 변화된 시대에서 기존의 당ㆍ청관계 역시 당연히 변화돼야 한다”고 밝혀 파장을 낳았다.
노 대통령은 송 총장의 발언과 관련, “조직의 이해관계가 걸린 정책에 관한 문제를 해당 기관의 기관장이 공개적으로 과격한 표현으로 언급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한 일”이라며 “검찰총장의 임기제라는 것은 수사권의 독립을 위해서 있는 것이지 정부 정책에 대해 일방적으로 강한 발언권을 행사하라고 주어진 것이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주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검찰총장의 임기가 2년인 만큼 내년 4월까지 아직 임기가 남아 있는 송 총장의 반응과 대응이 주목된다.
노 대통령은 또 김 전 원내대표를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분양가 원가 공개 문제에 대해 “인기에 영합하는 정책이 되지 않도록 하고 반드시 책임을 지는 정책, 그것이 우리 정부가 가져야 될 원칙이라 생각한다”고 말해 김 전 원내대표의 발언에 대해 우회적으로 불쾌감을 나타냈다. 노 대통령의 이 같은 언급으로 미뤄 이달 말 예정된 개각 때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내정된 것으로 알려진 김 전 원내대표의 앞으로 거취도 불투명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흘러나오고 있다.
노 대통령은 이에 앞서서도 특정인을 겨냥한 언급으로 관련 인사가 중도 사퇴하거나 자살하는 사건을 불러오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국회의 탄핵소추안 가결 전날인 지난 3월11일 기자회견 때 친형인 노건평씨에게 청탁한 남상국 전 대우건설 사장을 지목, 면박을 줘 남 전 사장은 곧바로 한강에 투신, 자살했다. 당시 노 대통령은 “대우건설의 사장처럼 좋은 학교 나오시고 크게 성공하신 분들이 시골에 있는 별 볼일 없는 사람에게 가서 머리 조아리고 돈 주고 그런 일이 이제는 없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또 지난해 3월 검사들과의 대화 때 ‘검찰지도부를 믿지 못하겠다’는 취지로 언급한 뒤 당시 김각영 검찰총장이 사표를 내고 중도에 물러났다.
구동본기자 dbkoo@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