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책과 세상] 끊임없이 되풀이되는 대량학살의 역사

■ 잔혹한 세계사 (조지프 커민스 지음, 시그마북스 펴냄)


기원전 146년 로마는 아프리카 북부 카르타고를 공격해 수천 명을 살육하고 모든 건물을 완전히 파괴했다. 1864년 겨울 미국 콜로라도에서는 미국인 민병대가 여자와 아이들이 대부분이던 샤이엔 족 150명을 살해했고 1994년 르완다에서는 후투족이 투치족 80만명을 살육하는 비극이 벌어졌다. 고대부터 현대까지 인류 역사에서 대량학살은 수도 없이 일어났다. 종교ㆍ인종ㆍ정치 등 그 이유는 다양하지만 한 가지 사실은 이 같은 잔혹한 비극이 끊임없이 되풀이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작가 조지프 커민스는 역사 속에서 일어났던 대량 학살 등 잔혹한 사건 18가지를 담았다. 저자는 끊임없이 대량학살이 되풀이돼도 국제사회가 이를 중단시키려는 노력을 하거나 개입하지 않는 이유는 강대국 및 주변국들이 굳이 다른 주권 국가에서 벌어지는 일에 개입하는 것이 정치적으로 현명하지 못하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예를 들어 르완다 사건의 경우 미국과 프랑스, 벨기에 등의 국가들은 유혈사태가 일어나기 훨씬 전에 이를 예상했음에도 불구하고 사태를 막기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당시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은 르완다 사태에 대해 '대량학살'이라는 단어 사용을 피하도록 지시했다. 대량학살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면 이를 중단시키기 위해 무언가의 조치를 해야 했기 때문이다. 저자는 앞으로 국제사회가 잔혹한 사건들에 대해 확고한 의지가 반영된 태도를 보이지 않는 한 대량학살은 계속될 것이라고 경고하며 국제사회가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잔혹한 사건에 대해 강력한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1만 6,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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