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중앙대, 내년부터 학과제 폐지...단과대학별로 신입생 뽑는다


중앙대가 현재 고3 수험생이 대학에 들어가는 2016학년도부터 학과제를 폐지하고 단과대학별로 신입생을 모집한다.

내년도 신입생은 2학년 1학기까지 단과대학별 전공기초 과목과 교양과목을 듣다가 2학년 2학기 때 자신이 원하는 전공을 택하게 된다.


기존에는 인문대학 내 국어국문학과 40명, 영어영문학과 100명 등 학과별 모집정원이 있고 이에 맞춰 학생을 뽑았다면, 내년부터는 인문대학 신입생 365명을 한꺼번에 뽑는다.

중앙대는 26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학사구조 선진화 계획’을 발표했다.

문·이과 통합형 교육과정이 도입되는 2021학년도 이후는 모집단위를 더 넓혀 인문/사회, 자연공학, 예술/체육, 사범, 의/약/간호 등 계열별 모집을 시행한다. 다만 일부 특성화학과와 교육부 정원 승인이 필요한 일부 전공은 제외된다.

사회적 수요가 많은 공학계열 내 전공은 단계적으로 증원하고 미래 유망 학문단위를 발굴해 전공을 2017학년도부터 신설한다.

2016학년도 대학별 모집인원은 인문대학 365명, 사회과학대학 435명, 경영경제대학 785명, 자연과학대학 170명, 공과대학 470명, 창의ICT공과대학 407명, 생명공학대학 356명, 예술·체육대학 841명 등이다.


단과대학별로 들어온 신입생은 전공탐색기간인 2학년 1학기까지 교양수업과 해당 단과대학의 전공기초 과목을 들은 뒤 2학년 2학기 때 주전공을 선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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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국내 일부 대학이 학부나 계열별로 신입생을 모집하고 2학년 때 원하는 학과를 지원하는 방식을 택한 바 있다.

중앙대는 “학과제를 유지하면서 모집단위만 광역화한 다른 대학과 달리 학과 자체가 없어지고 단과대학을 중심으로 전공을 운영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며 “단과대학 차원에서 전공을 별도로 만들거나 여러 개의 전공을 합한 융합전공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학과제가 전공제로 바뀌면서 교수도 학과가 아닌 단과대학 소속으로 바뀐다.

학생들이 원하는 전공을 선택하다 보면 상대적으로 취업이 잘 안되는 인문학이나 자연과학 일부 전공은 차츰 고사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학교 측은 이에 대해 “전공별 선발인원을 기존 3년간 모집정원의 120%에서 선발하는 만큼 전공 자체가 사라질 것으론 보지 않는다”며 “또 전 학년에 걸쳐 인문학 등 교양교육을 받게 함으로써 오히려 순수학문 수요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일부 교수들은 “학교가 학생들을 상대로 실험하겠다는 위험한 발상”이라며 “학생, 교수와의 협의 없는 일방적 구조조정”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이번 개편이 교수, 학생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 않은 ‘밀실 개편’이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대학 평의원회와 교수협의회 전·현직 회장 6명으로 구성된 ‘대학구조조정에 대한 교수 대표 비상대책위원회’는 간담회 도중 간담회장으로 들어와 “학교의 일방적이고 비합리적인 구조조정 추진이 도를 넘고 있다”며 “학생들을 ‘실험용 쥐’로 삼는 행태”라고 비판했다.

김누리 비대위원장(독어독문과)은 “학교 측의 일방적인 학과제 폐지 통보는 대학 내 존재하는 학문의 자유를 없애는 행위”라며 “현 총장에 대한 불신임과 함께 법적 대응도 준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유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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