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한국을 이끄는 50인의 경영인] 이수창 삼성생명 사장

"고객섬김이 경영의 최우선 가치"<br>서번트 리더십 몸소 실천… 현장경영 통한 매출성장도

보장자산 캠페인
이수창(오른쪽) 삼성생명 사장이 보장자산 캠페인을 위해 직원들과 함께 고객들에게 보장자산을 소개하는 책자를 나눠주고 있다.

“저는 삼성생명이라는 직장이 직원들에게 훌륭한 일터(GWPㆍGreat Work Place)가 되는 것을 옆에서 도와주는 머슴일 뿐입니다.” 이수창 삼성생명 사장(59)은 자신의 역할을 이렇게 규정한다. 이 사장이 강조하는 경영 키워드는 서번트(Servantㆍ하인) 리더십, 현장경영, 고객섬김 경영 등으로 요약된다. 이 사장은 ‘임원은 직원을 위해 머슴이 되어야 하고, 직원은 고객을 위해 머슴이 되어야 한다’는 소신을 몸소 실천하고 있다. 이런 소신은 자연스레 삼성생명의 기업문화로 녹고 있다. ‘현장 경영’은 서번트 리더십과는 동전의 양면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사장의 현장경영은 회사 안팎에서 숱한 화제를 낳고 있다. 이 사장의 현장 경영은 생활의 일부로 굳어졌다. 지난해에는 고객정보가 제대로 관리되고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 새벽 일찍 직원들 몰래 서울 사당지점을 방문한 뒤 편지를 남기고 돌아와 화제를 모았다. 이 사장은 현장 경영을 강조하기 위해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속담을 자주 인용한다. 무한한 잠재력을 갖고 있더라도 현장에서 실질적인 영업활동으로 연결되지 않으면 빛을 발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는 전사적인 경영전략에 고스란히 반영된다. 이 사장 자신도 기업 고객을 방문할 때마다 퇴직연금 마케팅에 나설 정도로 ‘영업맨’ 기질이 몸에 배어 있다. 그는 지난 1995년 삼성화재 경인본부장으로 부임한 후 18.7%로 4위에 머물러 있던 해당 지역의 시장점유율을 1년 만에 24.9%로 끌어올려 주위를 놀라게 했다. 이 사장이 취임한 후 삼성생명의 고객섬김 경영은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된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해에는 임직원들이 매일 고객들에게 자필로 쓴 우편물과 회사 홍보물을 보냈다. 이 사장은 “고객섬김은 거창한 구호로 끝나서는 안되며, 임직원들이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며 “고객섬김은 경영활동의 최우선 가치이며 삼성생명의 고유한 기업문화”라고 강조한다. 이 사장의 서번트 리더십, 현장경영, 고객섬김 경영은 경영실적으로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삼성생명은 매년 6,000억원 규모의 안정적인 순이익을 실현하고 있으며, 자산규모도 지속적으로 성장해 지난해에는 제2금융권 최초로 자산 100조원 시대를 열기도 했다. 삼성생명은 국가고객만족도(NCSI) 생명보험부문에서 4년 연속 1위를 차지했고, 한국능률협회가 주관하는 ‘가장 존경받는 기업’에서 생명보험부문 5년 연속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세계 굴지의 경제잡지 포춘지가 선정하는 글로벌 500대 기업 중 229위를 차지했다. 생명보험사중에서는 18위에 올라설 정도로 삼성생명은 글로벌 보험사로의 기반을 확고히 구축했다. 삼성생명은 2006년에는 국내 보험업계 최초로 한국인의 질병과 보험상품을 연구하는 라이프케어연구소를 설립했으며, 올해에는 시장규모가 급팽창하고 있는 퇴직연금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퇴직연금연구소를 설립했다. 지난 4월말 현재 1조101억원의 퇴직연금을 유치해 시장점유율 30%로 부동의 1위를 고수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현실에 만족하지 않고 더 큰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오는 2015년에는 ▦매출 60조원 ▦순이익 2조5,000억원 ▦자기자본이익률(ROE) 15%를 달성해 글로벌 톱 15 보험사로 우뚝 선다는 전략이다. ■ 직원 경조사 챙기기·스스럼없이 어울리기
가슴 따뜻하고 정 많은 CEO

일에 대한 이수창 사장의 욕심과 열정은 남다르다. 그는 기회 있을 때마다 "회사에 가면 할 일이 있고, 좋아하는 선후배와 동료가 있어 끝없는 보람과 즐거움을 느낀다"고 말한다. 이 사장은 어려운 과제가 생시면 이를 밀어붙이기식으로 해결하기 보다는 대화와 설득으로 풀어나가는 합리적인 스타일이다.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에 인사담당 임원으로 부임했을 때가 대표적인 사례다. 그 당시는 노사갈등이 전국적으로 확산될 때였다. 그는 아침ㆍ저녁으로 숟가락만 들고 직원들의 집을 방문, 가슴을 터놓고 대화를 나눴다. 이런 과정에서 오해와 반목은 눈 녹듯이 사라졌다. 이에 따라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는 별다른 노사갈등을 겪지 않고 안정적인 성장을 지속했다. 이 사장은 일에 관한 한 시어머니처럼 엄격한 편이지만 가슴이 따뜻하고 정이 많은 경영인이다. 동료ㆍ부하직원의 경조사를 빠트리지 않고 챙기며, 직원에게 먼저 다가가 손을 내밀며 스스럼없이 어울리기를 좋아한다. 지금도 10년, 20년 전에 같이 일했던 동료들과 1년에 1~2 차례는 정기적인 모임을 갖는다. 이 사장은 매사에 적극적이고 긍정적이다. 직원들에게 "승리를 꿈꾸지 않는 사람은 이미 패배한 것이다"라는 서양 속담을 자주 인용할 정도로 적극적인 자세를 강조한다. 이 사장이 주위 사람들에게 노먼 빈센트 필 목사의 '적극적인 사고(불가능은 없다)'를 읽어보라고 추천하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이 사장은 회사에서 동료간의 화합이 중요하듯 가정에서는 화목이 필수라고 말한다. 그래서 일요일이면 부인과 함께 등산을 즐긴다. 그는 또 공을 이용하는 운동은 모두 좋아할 정도로 만능 스포츠맨이다. ■ 이수창 사장은

이수창 삼성생명 사장은 1949년 경북 예천 출신으로 73년 삼성생명에 입사했다. 그 후 제일제당, 삼성중공업, 삼성화재 등 삼성그룹 계열사를 두루 거친 후 2006년부터 최고경영자(CEO)로서 국내 최대의 생명보험회사인 삼성생명을 이끌고 있다. 이 사장은 삼성화재 대표로 재직하면서 철저한 현장중시 경영과 탁월한 리더십으로 2위와의 격차를 더욱 벌리며 삼성화재를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최고의 손보사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방카슈랑스 등 보험업계 주요 현안에 대해서도 리더십을 발휘해 '보험업계의 맏형'이라는 평가를 듣기도 했다. 또 국내 1위 손보사와 생보사 최고경영자(CEO)를 모두 경험했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그는 하루 평균 5시간을 잘 정도로 시간관리에 철저하며, CEO의 필수 자질로 '현장 경영'을 강조한다. ■ 경영원칙

▦ 서번트(Servant·머슴) 리더십 최고경영자는 물론 모든 책임자가 서번트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 현장경영 현장의 경쟁력이 곧 회사의 경쟁력이다. 사무실과 책상에 앉아 있는 시간을 반으로 줄여라. ▦ 고객섬김 경영 고객을 섬기는 기업문화야말로 회사를 비옥하게 하는 자양분이다 ◇ 이수창 약력 ▦49년 경북 예천 ▦67년 대창고 졸업 ▦71년 서울대 수의학과 졸업 ▦73년 삼성생명 입사 ▦90년 제일제당 이사 ▦92년 삼성중공업 조선부문 이사 ▦93년 삼성생명 상무 ▦96년 삼성화재 전무 ▦99년 삼성화재 대표이사 부사장 ▦2001년 삼성화재 대표이사 사장 ▦2006년 삼성생명 대표이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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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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