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서울경제신문이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의뢰해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20개 종목의 지난해 영업이익에 대한 국내 증권사들의 전망치와 실제 실적과의 괴리율을 조사한 결과 한국투자증권이 삼성전자(005930)·KT&G·SK이노베이션(096770) 등 3개 기업의 전망치에서 적중률 1위를 차지했다. IBK투자증권(LG·LG생활건강)과 SK증권(001510)(LG화학(051910)·SK C&C), 한화투자증권(003530)(현대차·기아차)이 각각 2개 기업의 전망치에서 실제 실적과 가장 근사치를 기록하며 그 뒤를 이었다.
증권사들이 예측한 영업이익의 평균치인 컨센서스와 실제 실적과의 괴리율이 가장 큰 종목은 지난해 유가 급락의 여파로 사상 최악의 어닝쇼크를 기록한 SK이노베이션이었다. 증권사들은 SK이노베이션의 지난해 영업이익을 1조8,256억원으로 예상했지만 실제 뚜껑을 열어보니 37년 만에 2,241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무려 914.5%의 괴리율을 나타냈다. 유가 변동의 영향을 많이 받는 LG화학 역시 증권사 컨센서스와 실제 영업이익의 괴리율이 56%를 기록했으며 지난해 스마트폰 사업이 부진했던 삼성전자도 50.4%의 격차를 보였다.
이를 반영하듯 한국투자증권은 삼성전자(37.3%)와 SK이노베이션(558.7%)의 지난해 영업이익 전망에서 국내 증권사 중 가장 근사치를 내놓았지만 괴리율이 적지 않아 빛이 바랬다.
반면 증권사 컨센서스와 실제 실적과의 괴리율이 가장 적었던 종목은 삼성물산(000830)(1.7%), 네이버(2.6%), 한국전력(015760)(3.7%)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를 통해 드러난 흥미로운 사실은 상대적으로 대형 증권사에 비해 중소형 증권사의 실적 예측 실력이 더 돋보였다는 점이다. 실제로 적중률 순위 2위를 기록한 IBK투자증권과 SK증권·한화투자증권 모두 자기자본 기준 국내 10대 증권사에 들지 못하는 곳이었다. 또 1% 미만의 괴리율을 기록한 LIG투자증권·KTB투자증권(030210)·유안타증권(003470)·유진투자증권·동부증권 등도 대형 증권사와는 다소 거리가 멀었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업을 대상으로 한 영업에 주력하는 일부 증권사의 경우 대형 상장사들에 대해 낙관적인 실적 전망을 내놓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결국 대형 상장기업에 대한 증권사의 실적 전망 적중률이 통상적인 증권업계 순위와는 무관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