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국내 파생상품 외국계은행 시장공략 강화

"돈없이도 수익창출 가능" 환란이후 거래 크게 늘어'국내 파생금융상품 시장을 장악하라' 국내 금융시장에서 외국은행 국내지점들의 파생상품 거래 규모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최근 금융당국 집계에 따르면 국내 일반은행의 파생금융상품 잔액은 지난 98년 말 55조1,000억원에서 지난해 10월말 74조5,000억원으로 1.4배 증가한 반면 외국은행 국내지점은 같은 기간 중 77조3,000억원에서 205조2,000억원으로 무려 2.7배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 외국계 은행들은 금융서비스업무를 확대해가는 과정에서 고도의 파생금융상품 개발을 추진하는 등 서비스 질을 향상시키고 있어 이들 은행의 거래규모 증가세는 앞으로 더욱 커질 전망이다. ◆ 외국은행 파생상품 거래 규모 지난 해 10월말 기준으로 매도ㆍ매수금액을 합한 외은지점의 파생금융상품 거래 규모(계약원금 기준)는 205조1,766억원으로 지난 98년보다 2.7배나 증가했다. 특히 이자율 관련 거래규모가 급속히 증가, 98년 말 20조7,209억원이던 이자율 관련 거래규모는 지난해 10월말 84조2,550억원으로 늘어났다. 물론 거래규모가 가장 큰 것은 통화관련 거래로 지난 해 10월 기준으로 120조3,709억원을 기록했다. 주식관련 거래는 2,823억원을 차지했다. 이처럼 외환위기 이후 외은지점의 파생금융상품 거래 규모가 증가한 것은 '자금 소요가 없으면서 수익을 창출'하는 쪽으로 외국계 은행들의 영업패턴이 변한데 따른 것이라는 해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내금융시장에서 대부분의 외은지점은 외환위기 이후 국내기업의 신용평가등급이 크게 하락한 것을 우려, 대출 등 신규여신취급을 가급적 억제하고 있다"며 "대신 파생금융상품거래, 커스터디(주식수탁업무) 등 자금이 소요되지 않으면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금융서비스업무를 보다 확대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외국계 은행 국내 지점들의 자산구성비를 보면 지난 해 상반기 현재 전체 자산에서 파생상품 거래 규모는 5.5%로 이전 해 같은 기간에 비해 2.5% 포인트나 증가한 반면 대출채권이 차지하는 비율은 38.8%에서 37.3%로 감소했다. 외국계 은행들은 이러한 파생금융상품거래 규모 증가로 인한 비이자 수익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 파생금융상품 갈수록 다양 파생상품이란 상품의 가치가 다른 상품(기초자산)의 가격으로 파생돼 결정되는 상품을 말하는 것으로 계약형태에 따라 선도 또는 선물, 옵션, 스왑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선도거래란 장래 특정시점의 환율ㆍ금리ㆍ주가지수 등을 현재 시점에서 거래하는 것으로 특히 거래소에서 표준화돼 거래되는 것을 선물거래라 한다. 옵션은 장래 특정 시점 혹은 특정 기간동안 계약자산을 미리 정한 조건으로 매매할 수 있는 권리를 사고파는 것을 말하며 스왑거래는 자산 또는 부채를 보유함에 따라 발생하는 이자율 이나 환율변동 위험을 방지하거나 차입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수취 또는 지급하는 통화나 이자조건을 서로 교환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최근 외국계 은행들은 스왑션(swaption) 등 이들 각각의 파생금융상품을 서로 혼합하는가 하면 다른 금융기법과 이들 파생상품을 합성하는 식으로 서비스 질을 제고시키면서 경쟁력을 키워나가고 있다. 일례로 최근 A 외국은행 국내지점은 국내기업 B사와 자산담보부증권(ABS)발행과 관련된 합성파생상품 거래를 성사시켰다. 당시 거래의 취급동기는 B사의 원화대출채권 해외 매각을 통해 대출자산을 유동화하기 위한 것으로 먼저 B사는 A은행 런던 지점 인수를 전제로 국내 유동화전문회사에 대출채권을 매각했고 A은행 런던지점은 이를 인수한 뒤 다시 해외 유동화전문회사를 통해 해외투자기금에 매각시키는데 성공했다. 이후 A 은행 서울지점은 매각자금에 대해 원ㆍ달러 스왑을 거쳐 B사에 원화로 매각대금을 지불했다. ABS와 원ㆍ달러 스왑이 혼합된 합성파생상품으로 고도로 선진화된 기법과 전 세계에 걸쳐있는 지점망이 있기에 가능한 상품이다. ◆ 금융당국의 검사강화 이처럼 외은지점의 파생금융상품 관련 업무취급방식이 복잡 고도화됨에 따라 금융감독원은 이들에 대한 검사방식을 재정립해 시행할 방침이다. 금감원은 검사업무 수행시 외은지점의 복합파생금융상품 거래에 대한 중점검사를 실시하고 외은지점의 방화벽(fire-wall) 제도 운용과 관련된 업무 지도를 강화할 방침이다. 또 외은지점 별 전담 검사역을 배치해 검사업무의 질적 수준을 제고하고 금융시장에 대한 정보수집기능도 강화해 상시감시와 현장검사를 연계시킨다는 계획이다. 이와 동시에 금감원은 검사기준의 투명화를 통해 외은지점에 대한 업무지원 노력도 확대해나가기로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외은지점이 활용하는 금융기법이 고도화되고 있기 때문에 이에 상응하는 적시적인 감독기능을 수행할 필요가 있다"며 "이와 동시에 외은지점이 국내 금융시장에서 금융 선진화에 기여하는 역할을 증대시킬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적극 수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윤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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