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내가 본 박준영 지사, 이흥재 서울대교수

사적인 감정 치우치지 않고 원칙중시<br>80년 신군부 맞서 신문제작거부 주도

박준영 전남도지사는 ‘원칙’을 매우 중시하는 분이다. 어떤 일이든 사사로운 감정에 치우치지 않는 냉철함으로 전체를 두루 살펴보고 처리하는 스타일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약간 차가운 느낌이 들지만 만나보면 따뜻한 인간애가 물씬 풍겨난다. 어머니처럼 잔정도 많고 시골 아저씨처럼 소박한 면도 엿보이며 친근감이 짙게 배어나는 넓은 가슴을 지닌 부드러운 남자다. 우리는 중앙일보 기자로 지난 80년 해직될 때까지 고락을 함께 했다. 박 지사는 나보다 3년 빠른 72년에 입사한 선배 기자였지만 나이가 같아서 그런지 아주 가깝게 지내왔다. 뒤돌아보면 박 지사는 각종 사건ㆍ사고가 있을 때마다 제일 먼저 현장에 달려가 있었다. 해박한 지식으로 끝까지 파헤쳐 알권리를 충족시키는 전문성과 정책적 안목을 겸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언제나 정론직필의 대의명분을 앞세운 한마디로 선이 굵은 ‘언론인’이었다. 80년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신군부의 언론탄압에 대항해 신문제작 거부를 주도했다. 무소불위의 신군부에 대항하는 일은 어려운 일이었으나 조금도 흔들리지 않고 당당하고 유연하게 대처해나가는 두둑한 배짱을 보면서 그 열정에 감동을 받기도 했다. 이런 성품을 지녔기에 매사에 신중하고 꼼꼼하기로 소문난 김대중 대통령의 총애를 받으며 임기의 절반 동안 청와대 대변인을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박 지사는 ‘참배나무에 참배 열리고 돌배나무에 돌배 열린다’는 생활신조를 목숨처럼 실천한다고 늘 강조한다. 항상 원인이 있고 결과는 예상대로 나타나기에 가장이나 리더는 자신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는 지론이다. 그의 생활철학으로 볼 때 분명히 그는 ‘미래를 여는 풍요로운 전남’ 건설의 동력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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