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中企 협동조합의 힘 "눈에 띄네"

주물·레미콘협동조합 남품중단 주도… 사회적 주목 이끌어내<br>어려움 겪는 中企결집 시키고 대기업·정부와 소통 창구역<br>"시장원리 깨뜨려 업계 전체 체력 떨어 뜨릴것" 지적도


최근 원자재가 급등으로 대기업을 향해 ‘납품원가 인상’을 요구하는 중소기업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이들을 대표하는 각 업종의 협동조합연합회와 전국ㆍ지역 협동조합의 힘(?)이 새삼 확인되고 있다. 3월 현재 조합 수는 ▦연합회 27개 ▦전국조합 192개 ▦지방조합 355개 ▦사업조합 330개 등 총 904개가 활동 중이다. 협동조합연합회와 전국ㆍ지역 협동조합은 지난해 초 이들 조합을 통해 중소기업이 물량을 배정 받아 물품을 공급하는 단체수의계약제도가 전면 폐지되면서, 그 위상이 한풀 꺾인 상태였다. 하지만 ‘원자재가 상승, 납품가 현실화’라는 큰 어려움에 부닥치면서 흩어진 중소기업을 하나로 결집시키고, 정부ㆍ대기업과 소통하는 창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주물업계는 선철ㆍ고철값의 폭등으로 주물제품 생산을 지속하기 어려워지자 한국주물공업협동조합을 중심으로 관련 업체가 일사불란하게 뭉쳐 두 차례에 걸친 납품중단에 나서 사회적 주목을 이끌어냈다. 이런 움직임은 현대차 등 대기업은 물론 새로 출범한 정부까지 압박하면서, 중소기업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한국레미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는 지역조합을 중심으로 뭉쳐 대형 건설회사들을 압박하고 있다. 최근 원주와 광주ㆍ전남지역 업체들이 레미콘 공급을 중단한 데 이어, 19일에는 전국 700여 개 업체가 조업을 중단할 계획이다. 레미콘연합회 관계자는 “개별업체가 대기업과 협상해 요구사항을 관철시키긴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업계의 애로사항을 해결하고, 관급민원은 조달청ㆍ중기청과 협의하는 것이 연합회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협동조합의 실력행사가 정부의 과도한 시장개입을 가져와 시장원리를 깨뜨리고 장기적으로는 중소기업 전체의 체력을 떨어뜨릴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중소기업이 법제화를 요구하는 ‘원자재가ㆍ납품가 연동제’나 ‘원자재가 사전고시제’ 등이 해외에선 찾아볼 수 없는 무리한 내용이라는 것이다. 원자재가 상승에 지금까지 뒷짐을 지고있던 정부가 뒤늦게 나서면서 협동조합들의 보폭이 커질 수 밖에 없었다는 지적도 있다. 한 조합 관계자는 “업계 현황파악을 하겠다는 회의에 그렇게 다양한 정부부처 공무원이 온 건 처음 봤다”며 “서로 도울 일 없냐고 숟가락 얹는 분위기”고 말했다. 다른 조합의 이사장은 “정부가 긴급히 주재하는 회의에 다른 선약 때문에 참석하지 못하겠다고 말했더니, 요청하는 공무원이 한 급씩 올라가서 나중에는 꼭대기에서까지 전화가 오더라”라며 씁쓸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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