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이 상장되더라도 계약자에게 돌아갈 몫은 없다고 밝혀 파문이 예상된다.1일 삼성생명은 『지난 90년 자산평가를 실시한 결과 3,017억원의 차익이 발생했으나 이를 당시 주주와 계약자들에게 모두 배당했기 때문에 앞으로 상장이 이뤄져도 지금의 계약자들에게는 특별히 돌아갈 것이 없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이날 삼성생명 상장허용에 대한 특혜시비를 우려, 자산평가 이익에 대한 주주와 계약자간 배분방식을 변경하는 방안 검토에 착수했으나 삼성이 이미 배분을 끝낸 만큼 그 실효성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지난 90년 자산평가에서 얻은 세후차익 2,927억원을 주주 30%, 사내유보 30%, 계약자 배당 40%로 나눠 집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계약자 배당 40%는 재무부의 재평가적립금 처리지침에 따라 30%는 당시 계약자에게 특별배당했으며 준비금과 공익사업 출연에 각각 30%를 지출했다.
삼성생명 상장 허용 방침이 전해지자 일각에서는 『삼성이 고객들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을 계약자들에게 나눠줄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시민단체들은 『삼성생명이 고객의 자산을 바탕으로 상장을 하면서 주주들에게만 이익을 챙겨주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반발하고 있어 사회쟁점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삼성생명의 자산가치를 높여준 것은 계약자들이지 주주가 아니다』며 『계약자의 권리를 사수하기 위해 범국민운동을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생명의 자본금은 지난 90년에는 60억원에 불과했으나 자산평가를 거쳐 현재의 936억원으로 불어났다.
반면 삼성 관계자는 『삼성생명은 주식회사이기 때문에 주가변동에 따른 이익이나 손해는 주주들의 몫』이라며 『현행 제도상 자산평가 차익 배당 외에는 기업공개를 하면서 계약자들에게 이익을 주어야 할 근거도 없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권 일각에서는 예정대로 상장에 성공할 수 있을지를 지켜보고 있다. /한상복 기자 SBHAN@S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