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ㆍ4분기 조선ㆍ중공업체를 중심으로 국내 수출 기업들이 순매도한 선물환 규모가 사상 두번째를 기록했다. 이처럼 선물환 순매도 규모가 급증하고 금리 재정거래의 기회가 커지면서 단기 외화차입도 크게 늘어났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2ㆍ4분기 중 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2ㆍ4분기에 국내 수출기업들의 선물환 순매도는 161억달러로 전분기보다 30억달러 늘었다. 지난해 2ㆍ4분기 175억달러에 이어 사상 두번째 규모다. 특히 지난 5월에는 75억달러를 기록, 지난해 6월 88억달러 이후 가장 많았다. 2ㆍ4분기 무역흑자 대비 선물환 순매도 비율은 2.7배 수준으로 전분기의 5.2배보다 떨어졌다. 하지만 여전히 무역흑자보다 훨씬 더 많은 달러가 외환시장으로 들어오면서 원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조선ㆍ중공업체의 수주가 호조를 보인 데다 수출 기업들이 원ㆍ달러 환율 하락을 예상하고 선물환을 필요 이상으로 내다 팔았다”며 “일부 투기적인 거래도 가세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수출업체가 선물환을 매도하면 은행권은 선물환을 매입해야 하는데 그만큼 해외에서 달러 차입, 즉 단기 외화차입이 늘 수밖에 없다. 특히 외국계 국내 지점을 중심으로 은행권의 무위험 금리재정거래에 대한 욕구는 갈수록 커지는 상황이다. 올 2ㆍ4분기 외환스와프레이트(선물환율-현물환율의 차이)와 국내외 금리차의 격차는 -0.54%포인트에 달했다. 1ㆍ4분기 -0.29%포인트보다 크고 기업 선물환 순매도가 사상 최대였던 지난해 2ㆍ4분기 -0.25%포인트의 배가 넘는다. 은행들이 해외에서 달러를 빌려와 국내 채권에 투자하면 아무런 위험이나 자기자본 없이 0.54%의 금리 차익을 얻을 수 있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