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韓·中·日 바둑영웅전] 일리 있는 수

제2보(18~30)


언제 흑이 시한폭탄에 불을 댕길지 모른다. 위빈은 흑19로 한 수 손질을 하고 말았다. 아무리 꺼림칙하다고는 해도 흑19의 손질은 너무 이른 것이 아닐까. “아녜요. 절대수라고 봐야 합니다.”(강훈 9단) “절대수긴 한데 그 전에 거쳐둘 수순이 있어요.”(최규병 9단) LG배의 공식해설위원인 최규병이 제시한 그림은 참고도1의 흑1, 3이었다. 이 수순을 선수로 치르고 나서 6으로 손질했어야 했다는 것. 백은 6으로 삭감하는 정도인데 이 코스가 흑으로서는 그래도 좀 나아 보인다는 설명이었다. 그만큼 실전보 백20은 요처였던 것이다. 흑21로 전개한 수는 어떠한가. “발상이 상당히 자유스러운 일착 같다.”(강훈) “하지만 뭔가 축 늘어진 것 같은 느낌인데요.”(최규병) 최규병은 흑21로 참고도2의 흑1에 차단하고 싶다고 했다. 그것이면 대략 흑5까지가 예상되는데 이것이라면 아직 ‘선착의 효’가 살아있는 바둑 같다는 의견이었다. 오후에 뒤늦게 해설실에 들어온 서봉수 9단은 위빈의 흑21을 ‘일리있는 수’라고 했다. 문제는 사려 깊은 장쉬가 흑21이 지닌 일리를 교묘하게 무력화시켰다는 점이었다. 백26으로 치받은 수가 장쉬의 깊은 사려를 여실히 보여준다. 이 수로 그냥 28의 자리에 두면 흑은 우상귀에서 손을 빼어 가로 움직일 공산이 크다. 장쉬는 백26 이하 30으로 상대에게 숨을 돌릴 여유를 주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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