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직원 200여명 생계 끊겨 지역경제 악영향"

■ 노키아티엠씨 30년만에 폐업 절차

스마트폰에 폴더형 설자리 뺏겨

MS 한국공장 인수 대상서 제외

마산관리원 등 대책마련에 부심

세계적인 휴대폰업체인 노키아가 지난 1984년 지분 100%를 출자해 만든 자회사인 한국 노키아티엠씨(TMC) 본사가 폐업절차를 앞두고 더욱 을씨년스럽게 보이고 있다.
/사진=마산자유무역지역관리원 제공

삼성과 애플의 양공작전에 한때 세계 휴대폰 시장의 최강자였던 노키아가 100% 출자한 휴대폰 생산업체인 한국 노키아티엠씨(TMC)도 결국에는 폐업절차를 밟게 됐다. 1984년 설립된 지 30년만이다. 애플이 중국의 폭스콘에 휴대폰 생산 하청을 맡기고 있듯이 한국 노키아티엠씨도 지난 30년간 노키아의 휴대폰 생산을 담당하며 승승장구 해 왔지만, 삼성과 애플의 스마트폰 위력 앞에 백기를 든 것이다. 모선인 노키아는 마이크로소프트(MS)에 인수당했고, 생산기지로 남아 있던 한국 노키아티엠씨는 이번에 아예 문을 닫게 된 것이다.

24일 창원시와 산업자원부 마산자유무역지역관리원 등에 따르면 지난 해 9월 노키아 인수를 발표한 MS가 한국 노키아티엠씨 처리 문제를 고민해 오다 최근 최종 한국공장 인수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노키아티엠씨는 내부 이사회 등 절차를 거쳐 폐업을 공식 결정하고, 조만간 관련 절차에 착수할 예정이다. 관리원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9월 MS가 핀란드에 본사를 둔 노키아의 휴대전화 사업 부문을 72억 달러에 사들이기로 발표 하면서 노키아티엠씨 마산공장의 운명에 관심이 많았다"며 "마산공장도 인수해 유지할 것으로 예상을 했지만, 지난 22일 MS가 인수를 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함에 따라 폐업절차를 밟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노키아는 지난 1984년 9월 마산자유무역지역에 설립돼 휴대폰 완제품을 생산하면서 국내 수출을 주도해 왔다. 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에 걸쳐 회사가 잘 나갈때는 직원 2,000여명과 연간 수출 40억 달러를 기록할 정로 지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엄청났다. 하지만 노키아의 주력이던 폴더형 휴대폰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에서 밀리면서 인건비가 싼 중국에 공장을 신설해 라인을 이전하고 지난해 하반기에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해 900명이던 직원은 현재 205명에 불과할 정도로 규모가 축소됐다.


특히 지난달에는 자유무역지역 내 기존 자가공장(대지 1만5,760㎡·건물 1만8,121㎡)을 펌프 스프레이 생산업체인 다린에 매각하는 등 자산처분에도 나섰다. 이 때문에 노키아티엠씨가 폐업 수순을 밟고 있다는 관측이 일찌감치 제기돼 왔다. 주력 생산품도 완제품에서 스마트폰 모듈 등 핵심 공정 생산으로 전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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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수출액은 5년 전인 2008년까지만 해도 40억 달러를 넘어설 정도로 탄탄했지만, 2011년도에 24억 달러로 절반 가까이 급감하고 지난해에는 13억5,000만 달러로 떨어졌다. 올해는 전성기의 10분의 1에 불과한 4억 달러를 목표로 하고 있다. 노키아티엠씨는 전성기인 지난 1998년 당시 외국지분이 98%이상인 1,000여개사중 매출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문제는 노키아 티엠씨가 마산공장을 폐쇄하면 200여명의 직원들이 바로 길거리에 나 앉게 됐다는 것이다. 지역경제도 악영향이 불가피하다.

노키아티엠씨는 40년의 축적된 기술과 인력, 장비 등을 보유하고 있어 국내외 휴대전화 생산업체가 인수에 나서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여의치 않는 상황이다. 이미 글로벌 휴대폰 시장은 포화상태에 달했고, 스마트폰이 기존 휴대전화 시장을 빠르게 대체하면서 노키아티엠씨의 설자리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노키아티엠씨가 폐업절차를 밟게 될 경우 지역경제에 미칠 파장은 엄청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경남도와 창원시, 마산자유무역지역관리원 등은 촉각을 곤두세우며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현재 노키아티엠씨는 별도의 노조가 없고 노사 협의회를 두고 있다. 직원들은 지난 18일부터 22일까지 5일간 임시 휴무를 마치고 현재까지 조업을 하지 않고 있다. 특히 회사 대표자는 없고 이사 3명이 회사 전반의 운영을 책임지는 집단관리 체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한국 노키아티엠씨 처리문제가 6월 지방선거에서 핫이슈가 될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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