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파이낸셜 포커스] 영업대전 자제?… 은행 "이번엔 다를것"

외환·신한 등 하반기 전략<br>시중자금 유동성 흡수위해 대부분 '영업기반 확대' 중점<br>당국은 "우물안 과당경쟁 우려"


"시중자금의 유동성은 풍부하고 일부 은행이 사실상 영업을 하지 않고 있는 마당에 이를 흡수하는 전략을 짜는 것은 당연합니다." 시중은행의 한 고위 관계자는 대부분 시중은행의 하반기 영업전략은 '영업기반 확대'에 중점을 둘 것이라면서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시중은행들이 리스크 관리에 치중하는 전략을 짜면서 영업대전을 자제해왔지만 하반기에는 다를 것이라는 뜻이다. ◇키워드는 '영업기반 확대'=은행별 상황에 따라 하반기 영업전략은 미세한 차이를 두고 있지만 공통분모는 역시 '영업기반 확대'다. 지난 8일 은행 가운데는 가장 먼저 '부점장회의'를 통해 영업전략회의를 끝낸 외환은행은 '신규고객 창출'에 중점을 두기로 했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은행 매각에 반대해 영업지점에까지 현수막 등을 설치하면서 영업에 미치는 영향이 있었던 게 사실"이라면서 배경을 설명했다. 22일에는 4개 은행이 영업전략회의를 열었다. 신한은행은 1박2일 일정으로 회의를 개최한 뒤 ▦적정 성장과 자산의 질적 업그레이드 ▦미래 성장동력 발굴 ▦선제적인 위험관리를 키워드로 꼽았다. 리스크 관리가 포함돼 있지만 신한은행 역시 성장이나 자산의 질적 확대 등을 첫째 전략으로 제시했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의 부실이 상대적으로 많은 우리은행은 자산 클린화를 제시하면서 차별화된 모습은 보였다. 하지만 영업력 확대도 빼지는 않았다. 하나은행도 활동 고객 수 증대를 통한 영업력 확장, 스마트 금융 등 온라인 금융 박차를 하반기 영업전략으로 선택했다. 지점 수가 57곳에 불과한 산업은행 역시 영업대전에 뛰어들었다. 우리금융 인수 실패 뒤 자체역량 강화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이유에서다. 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은 "소매금융 확대, 투자은행(IB) 역량 강화로 한국의 챔피언뱅크를 넘어 아시아의 파이어니어뱅크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자"고 비전을 제시했다. 다만 지난해 혹독한 구조조정 등을 겪은 국민은행은 특별한 경영전략 회의를 하지 않은 채 29일 영업점장 부부동반 격려행사를 개최할 예정이고 규모에 비해 내실이 탄탄한 기업은행은 오는 8월1일 창립기념일 등으로 9월 초에 경영전략회의가 예정돼 있다. ◇감독당국, 과당경쟁 우려도 비쳐=당국은 대형 금융회사들이 국내에서 시장점유율 다툼에 몰입되는 대신 규모를 키워 나라 밖에서 경쟁하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권고하고 있다. 권혁세 금감원장은 25일 임원회의에서 "국내 금융시장은 덩치 키우기를 위한 과당경쟁으로 포화상태에 있다"며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대형화해서 해외에 진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차적으로는 자본시장법 개정에 따른 대형 증권사들의 M&A를 염두에 둔 것이지만 은행들이 우물 안에서 경쟁하는 것에 대한 경고의 뜻도 담겨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국내에서 출혈·과당경쟁을 막고 상승효과를 낼 수 있는 금융회사 간 합종연횡을 유도해 '글로벌 플레이어'를 육성하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감독 당국 역시 은행들의 영업기반 확대 전략이 과당경쟁으로 흐를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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