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상장사, 회계 기준일 '엿장수 맘대로?'

회사 설립일이나 대표이사 생일을 기업 회계 기준일(결산일)로 잡을 수 있을까? 기업들이 한해 농사를 마무리하는 결산일을 정하는데는 별다른 법적 제한이 없기 때문에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다. 8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 및 코스닥시장에서 거래되는 1천590개상장사의 92%인 1천468사는 12월31일에 회계연도가 끝난다. 하지만 증권사와 보험사를 중심으로 3월 결산법인 73사는 3월31일에 끝나며 저축은행 등 23사는 6월30일에 결산이 끝나는 6월 결산법인이다. 또 성창기업과 이건산업, 보성파워텍, 대주레포츠 등 9월 결산법인 18개사는 9월30일에 한해 사업을 마무리한다. 1월, 10월, 11월 말 등 분기 중 임의로 달을 정해 마지막 날을 결산 기준일로삼는 기업도 있다. 최근 2005회계연도 실적을 공개한 현대페인트는 11월 결산법인이어서 기업 회계연도가 12월1일에서 시작해 이듬해 11월30일에 끝난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인 현대약품공업도 마찬가지로 11월 말 결산법인이다. 또 ACTS와 한국기술산업, 마스타테크론, 농우바이오 등 4개사는 10월31일에 기업 회계연도가 끝나는 10월 결산법인이다. 금강산 샘물 사업을 벌이는 태창은 상장사 가운데 유일한 1월 결산법인이다. 일부 기업들이 유별난 회계 기준일을 갖게 된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종자와 묘목을 생산하는 농우바이오는 사업의 특성 때문에 10월의 마지막 날을결산일로 삼았다. 권해형 농우바이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봄 농사는 11월에 준비를 시작해 다음해 5월에 끝나고, 가을 농사는 6월에 시작해 그해 10월에 끝난다"며 "사업 주기에맞춰 결산일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현대페인트의 경우 정병기 전 최대주주가 1976년 12월1일 회사를 설립한 뒤 회계상 편의를 위해 11월 말을 회계 기준일로 잡았다고 회사 관계자는 전했다 증권선물거래소 관계자는 "기업이 회계 기준일을 잡는데 별다른 제한이 없기 때문에 원하면 월말이 아니더라도 연중 아무날이나 골라 회계기준일로 삼을 수 있다"면서 "그러나 한번 정한 결산일을 바꾸기 위해서는 주주총회 의결을 거쳐야 한다"고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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