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시가 있는 풍경] 비어(秘語)

흑발 소녀의 누드 속에는(창비 刊)

온종일 지친 구두를 끌고 돌아온 날
어머니는 저녁 밥상에 생선 하나를 올려놓으셨다
짭조름한 비린내가 식욕 돋웠다
자분자분 뒤집는 젓가락질에
비로소 드러나는 눈부신 속살,
어머니는 아무 말씀도 없이
그저 하얀 이밥 위에 생선살을 올려주셨다 그날밤, 나는
날아다니는 물고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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