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전소에는 변압기 외에 차단기·단로기·접지개폐기·부싱·피뢰기·변류기·계기용 변성기 등 각종 기기가 서로 연결돼 있다. 「가스절연 개폐장치」(GIS)는 변압기를 제외한 이 모든 기기를 하나로 묶은 장치다.따라서 GIS는 변전소의 크기를 기존의 10분의 1 정도로 줄일 수 있다. 우리나라처럼 국토가 좁은 나라에 효율적이다.
기존의 방식으로 800㎸급 모든 기기를 설치하면 변전소 하나를 짓는데 1㎞×X5㎞에 이르는 부지가 필요하다. 하지만 宋부장이 개발한 800㎸급 GIS는 100M×500M 정도면 충분하다.
또 GIS는 모든 도체를 금속용기(철이나 알루미늄 재료) 안에 넣는다. 기기와 기기를 연결하는 거대한 전선이 밖으로 노출되지 않아 안전성이 높다는 것도 장점이다.
현재 한국전력공사는 2000년대 경인 지역의 전력수급을 위해 765㎸ 송전전압 격상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362㎸급·800㎸급 GIS의 국산화는 이 사업의 핵심과제다.
한국의 GIS 개발 역사는 짧다. 1980년대부터 일본, 스위스 등 외국에서 기술을 도입하기 시작했다. 그 뒤 93년에야 현재 사용하고 있는 170㎸급 GIS를 국산화했고, 지난해 6월과 12월에 각각 362㎸급과 800㎸급 국산 GIS를 갖게 됐다.
이런 성과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사람이 바로 宋부장이다. 이 모두 85년부터 차단기와 GIS의 연구개발에만 몰두해온 宋부장의 역작이다.
특히 약 7년을 투자해 상용화한 800㎸급 GIS는 국내 최초일뿐 아니라 정격전압 측면에서는 세계에서 세번째로 거둔 쾌거였다. 정격전류(8,000A)나 순간전압을 견딜 수 있는 정도를 나타내는 뇌충격 절연레벨(2,250㎸)로 따지면 세계 최초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는 올해부터 오는 2002년까지 매년 1,000억원 가량의 수입대체효과를 거두게 됐다. 또 관련 산업에 대한 고용창출과 기술파급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김성수기자SSKI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