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증시의 폭락에 우리 증시는 강한 내성을 보여줬다. 코스피지수는 오전 한때 23포인트 급락하며 ‘중국쇼크’에 대한 우려가 커지기도 했지만 오후 들어 낙폭을 축소한 뒤 장 막판 상승 반전했다. 하지만 중국주로 불리는 조선ㆍ철강ㆍ화학ㆍ기계 업종은 약세를 보였다. 증시가 충격을 곧바로 흡수하기는 했지만 아직 안심하기에는 이르다는 게 증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당분간은 저평가 내수주와 실적 개선주의 비중을 높이고 중국주에 대해서는 저가매수전략을 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지적이다. ◇강한 내성 보인 증시=중국 증시 폭락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종목은 중국 관련주였다. 이날 운수장비 업종 지수는 전날보다 12.71포인트(0.85%) 밀렸고 화학(-0.34%), 철강금속(-1.31%) 등 관련 업종이 모두 약세를 보였다. 개별주도 영향을 받아 현대중공업이 3,000원(1.01%) 하락하며 29만4,000원을 기록했고 삼성중공업(-1.27%), 동양기전(-1.47%), 포스코(-1.49%), 고려아연(-3.23%), LG석유화학(-2.64%) 등이 비교적 큰 폭으로 하락했다. 하지만 중국 증시 폭락 수준에 비해 우리 증시가 받은 영향은 크지 않았다. 중국발 악재에도 불구하고 개별주들은 상승 행진을 이어갔다. 이날 52주 신고가를 경신한 종목이 무려 200개에 달했다. 개인들은 2,000억원 이상을 순매수하며 상승에 대한 믿음에 변함이 없음을 보여줬다. 중국발 악재를 흡수할 수 있었던 것은 그간의 학습효과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그동안 중국 영향으로 주가가 급락하더라도 곧 더 큰 폭으로 반등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은 안심하기 이르다는 게 증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윤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증시가 중국 충격을 흡수하며 반등에 성공했지만 중국 증시 하락이 이어질 경우 또다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면서 “이 경우 중국 수혜를 봤던 중국 관련주가 일차적인 영향권에 놓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당분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단기적으로 내수주로 눈 돌려야=증시 전문가들은 중국발 악재뿐만 아니라 국내외 경제지표 발표 등 이벤트가 남아 있는 만큼 단기적으로는 증시의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번주에는 미국과 유럽의 1ㆍ4분기 국내총생산(GDP) 등 경제지표가 발표된다. 발표 내용에 따라 국내 증시는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또 오는 6월14일 트리플위칭데이를 앞두고 경계심리도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증시 전문가들은 “변동성이 커지는 만큼 급등 부담과 중국 리스크에 노출되는 조선ㆍ철강 등 중국주 대신 금융ㆍ유통 등 내수주의 비중을 높이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하지만 수급여건이 양호하고 중국의 성장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조정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먼저 탄탄한 수급이 증시를 받쳐주고 있다. 이날 기관들은 2,400억원어치를 순매도했지만 개인과 외국인은 순매수를 했다. 외국인들은 최근 들어 정보기술(IT), 운수장비, 은행 등 저평가주를 사들이고 있다. 연기금의 증시 유입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심재엽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연기금의 주식확대 전략과 외국인의 매수세가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어 수급여건은 양호하다”면서 “하반기 경기회복 기대감도 높고 고성장에 따른 중국증시의 메리트가 여전한 만큼 아직 조정을 말하기는 힘들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