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이집트 시위로 연 22억 달러 수출시장 비상

현지공장 가동중단, 직원ㆍ가족 속속 대피령

이집트 내 반정부 시위가 확산되면서 연간 22억 달러에 달하는 우리나라의 이집트 수출시장에도 비상이 걸렸다. 31일 KOTRA에 따르면 최근 이집트 시위 확산으로 이 지역 관공서가 폐쇄되면서 수입품 통관이 이뤄지지 않는데다 지난 25일 이후엔 트위터와 페이스북, 인터넷 등 통신수단이 잇달아 차단돼 바이어들과의 교신도 원활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집트 정부는 시위진압을 위해 지난 29일부터 군 병력을 투입한 데 이어 오후 4시부터 다음날 오전 8시까지 시민들의 통행을 금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집트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은 정상영업을 포기한 채 대부분 재택근무를 하고 있으며 현재 직원들과 가족들을 제3국이나 국내로 대피시키는 절차를 진행 중이다. LG전자는 가족 28명을 전세기 편으로 영국을 경유해 귀국시켰으며 삼성전자는 직원 가족들의 본국 대피를 결정했다. 현대자동차도 직원들을 두바이 지역본부로 대피시키고 가족들은 귀국시키기로 했다. 이 밖에 포스코와 OCI상사, 한산실업 등 많은 기업들도 직원과 가족들을 제3국 또는 본국으로의 대피를 서두르고 있다. 현지 근로자를 300명 이상 고용한 제조업체 3개사의 상황도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는 TV공장 가동을 중단했고 마이다스의 폴리에스테르 직물공장은 직원 30% 이상이 출근하지 못해 공장 가동을 멈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카이로에서 자동차로 2시간 거리인 수브라 엘 카이마 시에 위치한 동일방직의 원사제조 공장만이 유일하게 가동 중이지만 최근 반정부 시위가 전국으로 확산되면서 언제까지 작업이 가능할 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집트는 중동 국가 가운데 아랍에미리트(UAE), 이란,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네 번째로 큰 수출시장이다. 지난해 국내 1,650개 기업들은 자동차부품, 합성수지, 건설중장비, 변압기, 타이어, 의약품 등에서 총 22억4,000만 달러를 수출했다. 우리나라의 대 이집트 직접투자는 광업 2건에서 1억2,800만 달러, 제조업 7건에서 2,800만 달러 등 1억5,600만 달러 규모다. 이집트에 진출한 한국기업의 현지법인은 동일방직, LG전자(가전제품), 텍스켐, 현대자동차, 현대모비스 등 5개사이며 삼성건설, GS건설, 대한항공 등 3개사는 지사를 운영하고 있다. 또 금호타이어, 대우인터내셔널, 삼성전자, 한산실업, 포스코 등 16개사는 연락사무소를 두고 있으며 교포가 직접 투자한 기업도 마이다스, 인텍스 등 12곳에 달한다. KOTRA 관계자는 “급격한 사태악화로 대부분의 기업들이 바이어들과 사전에 생산일정을 조율하지 못한 상황”이라며 “이 때문에 바이어로부터 주문접수 후 제품을 생산했거나 원부자재를 구입한 중소기업들의 금전적 피해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우리기업들은 무엇보다 바이어들과의 연락망을 확보하는데 주력해야 하며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대체시장 발굴도 고려해야 한다고 KOTRA 측은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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