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동의보감] 무르익는 가을 웰빙

포도, 더위에 지친 몸 회복 도움

지독히도 더운 여름이었다. 10년 만에 찾아왔다는 맹렬한 더위에 사람들은 염치불구하고 옷을 다 벗어부쳤다. 혹심한 불경기 타령에도 불구하고 더위 막바지에는 뒤늦게 가정용 에어컨이 불티가 났다. 창문을 다 열어 젖힌 열대야. 너무 더우니 여름 해충인 모기조차 맥을 못쓰는 듯했다. 그 여름이 지나갔다. 계절은 어김이 없어서 입추 지나 처서가 찾아오면서 더위는 크게 한풀 꺾인 모습이다. 칠월칠석 비가 한바탕 쏟아지고 처서가 찾아 드니 어느덧 하늘은 저만치 물러서고 시원한 바람이 분다. 들판에는 풍요로운 오곡백과가 결실을 맺기 시작한다. 여름에 지친 생명들을 위하여 자연이 준비하는 보상이다. 자연 속에서 익어가는 오곡백과는 때마침 관심이 높아 가는 웰빙 먹거리와도 관련이 깊다. 자연상태에 가까운 먹거리야 말로 영양이나 품질 면에서 가장 믿을 만한 건강식이기 때문이다. 옛 사람들은 건강을 위한 최고의 먹거리를 바로 자연 속에서 찾았다. 문명이 발달하고 생활이 풍족해질수록 먹기 편하고 온갖 멋과 사치가 들어간 가공식이 늘어나지만 실제 건강을 위해서는 자연상태에 가까울수록 좋다는 것을 사람들은 알고 있었다. 절기상 가을에 해당하는 음력 7월로 접어들면서 가장 먼저 익는 과일이 포도인데, 포도는 특히 여름 더위에 지친 심신을 회복시키는 데 많은 도움을 준다. 사람이 기진 했을 때 가장 빠르게 에너지를 제공하는 단당류의 대명사 포도당을 비롯한 과당이 풍부하므로 더위에 지친 몸을 일깨우는 데 최상의 회복식이 될 수 있다. 비타민C를 비롯하여 비타민A-B-B2-D 등이 풍부하고 나트륨 성분이 많아 심장의 기능을 회복시키고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한다. 칼슘 인 철 마그네슘 등의 무기질도 풍부해 부족한 피를 보충해주고 근육과 핏줄을 강화한다. 이 무렵부터 포도원마다 문을 개방하는데, 나들이 갈 일이 있다면 포도농장 나들이도 좋을 것이다. 이 밖에도 여름이 지나면서 추석까지 사이에는 대부분 가을 과일들이 결실을 맺는다. 감 대추 밤 등등 헤아리기가 어려울 정도인데, 이 중에서 특히 약효를 이용하기 위한 것이라면 대추를 첫손에 꼽아야 할 것이다. 대추는 신경계에 작용하는 특성이 강하여 차게 먹으면 신경을 각성 시키고 따뜻하게 먹으면 편안히 안정을 시키는 특성이 있다. 여름내 불면의 밤을 지새운 사람들에게 편안한 잠을 선사하며, 신진대사와 비위계통을 도와 기력을 회복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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