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빅 이벤트 앞둔 증시 '조마조마'



8월 홍역을 치렀던 주식시장이 9월 들어서도 불안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5일 증시에서는 미국 고용지표 부진의 영향으로 코스피지수가 4% 넘게 폭락하면서 아시아 증시 가운데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특히 이달에는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경기부양책 발표와 선물ㆍ옵션 만기,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결정 등 굵직굵직한 이벤트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어서 증시가 당분간 살얼음판을 걸을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섣부른 투자보다는 보수적인 투자전략을 유지할 것을 조언하고 있다. 5일 코스피지수는 전거래일 보다 81.92포인트(4.39%) 하락한 1,785.83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증시 하락폭은 8월19일(-115.70포인트) 이후 올들어 두번째로 컸다. 지난 주말 미국 증시 하락 소식에 장 초반부터 2% 이상 내림세로 출발한 코스피지수는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들이 각각 3,307억원, 4,394억원을 내다 팔면서 장 막판으로 갈수록 하락폭이 커지는 모습이었다. 특히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는 최근 단기 반등에 성공했던 정보기술(IT), 자동차, 정유ㆍ화학 업종을 집중적으로 팔아치웠다. 외국인은 현대모비스, 삼성전자, 기아차, 현대차 등을 순매도 상위 리스트에 올렸고, 기관도 LG화학, 현대차, 한화케미칼, S-OIL 등을 서둘러 팔았다. 이 때문에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이 10% 이상 급락한 것을 비롯해 대부분의 대형주들이 폭락세를 보였다. 이날 국내 주식시장이 약세를 면치 못한 것은 지난 주말 미국 8월 신규고용이 66년만에 처음으로 ‘0’을 기록했다는 소식이 투자심리를 압박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이날처럼 주식시장을 크게 흔들 수 있는 대내외 이벤트가 앞으로도 쉴 틈 없이 밀려온다는 점이다. 당장 오는 7일 독일에서 구제금융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예정돼 있고, 8일에는 오바마 미국 대통령 경기부양책 발표,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 선물ㆍ옵션 동시만기, 금융통화위원회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쏟아지면서 증시 변동성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 또 다음주부턴 이탈리아, 그리스, 포르투갈, 스페인 등의 대규모 국채만기가 잇따라 도래함에 따라 이에 대한 처리 문제도 시장에는 부담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21일로 예정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도 세계 증시의 등락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 지난달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잭슨홀 연설에서 금융시장에 불어넣었던 기대감이 현실화될지 확인하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경우 공화당의 반대를 감안해 재정정책보다는 통화정책으로 경기부양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오바마 연설이 예정된 이달 초보단 FOMC 결과가 나오는 이달 말이나 돼야 증시 안정 여부가 판가름 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경우 경기부양책과 함께 재정감축안이 발표되면 효과가 반감될 수 있는 데다가 유럽 재정위기를 둘러싼 불확실성도 여전히 미궁에 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전문가들은 빅 이벤트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는 점에서 이달에도 지난달과 같은 롤러코스터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유럽ㆍ미국 문제가 확실하게 해결될 기미를 보일 때까지는 최대한 보수적인 투자전략을 유지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 경기부양과 유럽 국채만기 이슈 등 증시 변수가 너무 많기 때문에 주식시장이 이달 말까지 변동성이 매우 높은 장세를 보일 것”이라며 “워낙 리스크가 높은 상황이라 기술적 반등을 할 때마다 주식을 현금으로 바꿔 보유하라는 것 외엔 딱히 조언하기가 힘들다”고 밝혔다. 이경수 신영증권 연구원은 “증시 변수를 미리 예상해 움직이지 말고 철저하게 수동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전반적인 안전자산 선호가 사라질 때까진 보수적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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