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상장 2년차 하락 징크스는 가라"

작년 코스닥 입성 기업 절반 이상 오름세 지속

상장 초기 반짝 상승하다 떨어지는 공식 깨져

바이오·헬스케어·SW업체 등 두드러진 성적


지난해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기업들의 주가 흐름을 보면 절반 이상이 상승을 이어가고 있다. 상장 2년차 징크스라는 시장의 통념이 무색하다. 대체적으로 상장 2년차 기업들은 상장 당시 사업성이나 성장성이 주목받으며 반짝 상승하다가 1년이 지나면 기업에 대한 정보가 늘어나면서 시장의 냉정한 평가를 받기 시작해 주가 흐름이 부진한 경우가 많다. 지난해 입성한 기업들은 바이오 업체들을 중심으로 견고한 주가 흐름을 이어가고 있어 주목된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상장한 35개 기업의 올해 초 이후 주가 평균 수익률은 23.58%로 2012년 상장한 21개 기업의 지난해 평균 수익률(-19.40%)에 비해 크게 높았다. 이는 연초 이후 코스닥지수 상승률(14.60%)보다 높은 수치여서 지난해 상장한 기업에만 투자해도 시장 수익률보다 높은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단기과열로 인해 투자주의보가 내려진 종목을 제외하면 캡슐 내시경 등을 제조하는 인트로메딕(150840)이 연초 이후 193.76% 올라 상승폭이 가장 컸고 한방화장품 제조업체 에이씨티(138360)(117.52%), 차량 내장재 전문 업체 현대공업(170030)(99.50%), 뉴미디어 광고업체 나스미디어(089600)(93.33%) 등이 2년차 징크스를 깨고 큰 폭으로 올랐다.


특히 바이오·헬스케어·의료기기 업체들이 2년차 징크스를 극복하고 있다. 강세의 원인 중 하나는 이들 업종의 업체는 벤처 성격이 강해 박근혜 정부 창조경제의 수혜를 고스란히 받았을 가능성이 높았다는 점이다. 또 올해 수출주·대형주의 부진을 틈타 그동안 성장하지 못했던 기술력 중심의 중소형 업체들이 모인 업종의 시장 규모가 확대되면서 상승 모멘텀이 강화됐다. 지난해 기업공개(IPO) 시장의 트렌드가 공모가를 낮춰 잡는 것이었기 때문에 공모가 대비 상승 여력이 높았다는 점도 주가 상승의 원인으로 볼 수 있다.

관련기사



최현재 동양증권 스몰캡팀장은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 기조 때문에 기존에 상장된 중소기업보다는 바이오·헬스케어·의료기기·소프트웨어 업체와 같은 벤처업체들이 예산지원, 관련 시장 활성화 등 직접적인 수혜를 더 받았을 것"이라며 "또 2000년대 초반에는 상장 주관사들이 공모가 계산 공식에 맞춰 공모가를 결정했다면 지난해의 경우 공식보다 공모가를 낮추는 노력을 많이 했기 때문에 주가가 상승 흐름을 이어갈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투자전략을 가지고 올해 상장했거나 상장할 업체들을 중심으로 접근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다만 수급적으로 올해 상장한 업체들은 불리할 수 있다. 올 상반기 상장된 한국정보인증·인터파크INT 등은 IPO 물량이 부족해 수급이 몰리면서 상장되자마자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지만 하반기에는 상장될 업체들이 많아 수급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하반기에는 공모주 열풍과 공모주를 우선 배정 받을 수 있는 하이일드 펀드의 분리과세 혜택 등으로 보험사도 공모주 투자에 나설 수 있어 청약경쟁률은 더 뜨거울 수 있다. 다만 하반기 상장이 예상되는 업체가 40여개로 공급량이 늘어나 상장된 뒤 그 물량을 받아줄 주체가 부족하다는 점이 장기 주가에는 부담스러울 수 있다. 따라서 코스닥 공모시장이 체질적으로 건전해졌다고 오해해서는 안 된다. 최 팀장은 "보통 기업들이 상장하는 시점에는 재무성과를 과도하게 끌어올리고 업황 자체도 꼭지인 경우가 많은데 지난해 상장한 기업들이 특별하게 실적과 성장성이 좋았던 업체들이 많았던 것"이라며 "수급적으로 불안한 측면도 있어 실적·성장성·업황·트렌드 4박자를 갖춘 신규 상장 종목들을 엄선해 장기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올해 상장하는 업체들 중 장기적으로 긍정적인 흐름을 보일 수 있는 업체들은 내수 관련 소비 업체들이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제조업의 경우 실적이 가장 좋은 때 상장하는 경우가 많아 상장이 후 부진한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며 "내수 업종은 경기를 많이 안 타 상장 연차에 따라 큰 흐름이 바뀔 가능성이 적고 창해에탄올·쿠쿠전자 같은 소비관련주들은 꾸준히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