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원통형 2차전지의 역습

테슬라 전기차 효과·응용시장 확대에 新 캐시카우 부상<br>파나소닉 설비 확충 추진… 국내업계까지 공급 논의<br>전기자전거·전동공구 등 납축전지서 변화 추세도


내리막을 걷던 소형 리튬-이온 원통형 2차전지가 다시 떠오르고 있다. 원통형 2차전지는 그동안 핵심 전방 산업인 노트북PC 시장이 급속도로 줄면서 성장성에 한계가 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지름이 18㎜로 스마트폰 등 점점 얇아지는 IT제품에 적용이 힘든 만큼 사실상 기존 시장인 IT분야에서는 신규 수요를 창출하기 어려워 저물 수 밖에 없다는 전망이 우세했다.

분위기는 미국의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 효과가 본격화되면서 바뀌고 있다. 여기에 전동공구, 전기 자전거 등 이른바 '뉴 어플리케이션(new application)' 시장이 부상하면서 원통형 2차전지가 여전히 업계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6일 외신 및 업계에 따르면 일본의 2차전지 업체인 파나소닉은 내년 리튬이온 배터리 설비를 확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파나소닉은 현재 오사카 등 일본 내 세 군대의 2차전지 부지에 증설에 나설 전망이다. 이 가운데 오사카 공장에는 노트북용과 테슬라에 공급하는 리튬이온 배터리 라인을 짓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파나소닉이 지난해 중순 2차전지 부문에서 약 600여명 규모의 인력 구조조정을 진행했던 것을 고려하면 100%달라진 분위기다.


이 같은 변화에는 테슬라의 역할이 컸다. 파나소닉은 그동안 테슬라에 공급을 독점한데 이어 최근 20억 셀의 추가 계약까지 맺었다. 테슬라는 현재 전기자동차 업체 가운데서는 유일하게 원통형 2차전지를 기반으로 배터리를 만들어 쓰고 있다. 한 대의 테슬라 모델S에는 약 6,800개의 셀이 들어간다.

관련기사



특히 이 같은 테슬라 효과는 국내 2차전지 업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테슬라는 파나소닉과의 추가 2차전지 공급계약과 별도로 삼성SDI 및 LG화학과 공급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영우 HMC투자증권 연구위원은 "테슬라 입장에서는 전략 달성을 위해 파나소닉외에 삼성SDI와 LG화학을 반드시 공급 체인에 넣어야 한다"며 "2014년에는 한국 업체들을 공급업체로 선택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경우 삼성SDI와 LG화학은 기존 노트북을 뛰어넘는 신규 판로를 확보하게 된다.

업체들은 특히 테슬라 외에도 전동공구 및 전기자전거 등 뉴 어플리케이션 시장의 성장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전기자전거의 경우 리튬이온 원통형 2차전지가 대중화되고 가격이 저렴해지면서 기존 납축전지를 원통형 2차전지로 대체하고 있는 추세다. 아울러 미국 시장조사기관 IDC와 가트너에 따르면 세계 전동공구용 2차전지 시장 규모는 지난해 2,500만개에서 2020년 6,500만개로 늘어날 전망이다. 삼성SDI관계자는 "전기자전거와 전동공구 등 이른바 뉴 어플리케이션 시장이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라며 "줄어드는 노트북 수요를 뉴어플리케이션 수요가 충분히 대체할 수 있는 것이 내부 결론"이라고 소개했다.

이에 시장에서는 원통형 2차전지가 신규 2차전지 제품의 성장 속에서도 꾸준한 캐시카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연구 위원은 "랩탑 시장이 바르게 줄어드는 것은 원통형 전지시장의 커다란 리스크지만 테슬라 등의 요인에 따라 감가상각을 마친 라인들을 오랫동안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흥록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