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며 종합주가지수의 낙폭을 줄였다.
지난 주말 미 증시 하락 영향과 단기급등에 따른 기술적 부담으로 4일째 약세를 이어갔지만 지수비중이 큰 삼성전자가 초강세를 보이면서 전주말보다 1.30포인트 떨어지는 데 그치며 760선을 방어하는데 성공했다. 장중 한때 5포인트 넘게 떨어지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지수가 떨어지기는 했지만 추석연휴와 트리플위칭데이(선물ㆍ옵션ㆍ주식옵션 동시만기일)를 앞에 두고 거래량ㆍ거래대금이 급감한 상황을 감안하면 이 같은 하락세는 비교적 양호한 조정이라고 평가했다. 또 삼성전자의 최고가 경신을 계기로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일부 핵심 정보기술(IT)주가 다시 시장의 주도주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날 외국인들은 개인과 기관의 매도세 속에 삼성전자ㆍLG전자 등을 중심으로 1,500억원 가까이 순매수했다.
◇삼성전자, 신기원을 열어=삼성전자는 이날 전주말보다 8,500원(1.92%) 오른 45만1,500원으로 마감, 지난달 28일 기록했던 장 중 사상 최고가 45만원을 뛰어넘었다. 특히 외국인들이 ABN암로증권 창구 등을 통해 삼성전자 주식을 집중매수하며 최고가 경신을 이끌었다.
외국인들은 이날 전체 순매수 금액 1,434억원의 절반이 넘는 763억원을 삼성전자 한 종목에 쏟아 붓는 집중력을 과시했다.
이와 함께 LG전자에 대해서도 189억원어치를 순수하게 사들이며 19일 연속 순매수 행진을 이어갔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메이저 업체들의 실적 개선 전망이 삼성전자 주가의 모멘텀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조재훈 대우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최근 보름 동안 인텔의 3ㆍ4분기 매출 전망이 두 차례나 상향 조정됐다”며 “이날 타이완 반도체업체인 TSMC도 3ㆍ4분기 매출 전망이 예상치보다 크게 웃돌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면서 3%가 넘는 급등세를 보이며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말했다.
◇단말기ㆍLCDㆍ플래시 메모리의 성장모멘텀 부각돼=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향후 실적 및 주가흐름은 단말기와 LCD, 플래시메모리 분야에 달려있다고 말한다. 최근 삼성전자의 매출 및 이익을 좌우하는 부문이 반도체 D램에서 단말기ㆍLCDㆍ플래쉬메모리로 전환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삼성전자의 전세계 단말기 시장점유율은 11% 수준이지만, 매년 고성장세를 이어가며 1ㆍ2위 업체인 노키아ㆍ모토롤라의 시장 점유율을 잠식해가고 있다. 또 LCDㆍ플래시메모리분야는 시장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성장산업이다.
김경모 미래에셋증권 반도체ㆍ통신서비스 총괄팀장은 “삼성전자의 수익구조가 성장 산업인 단말기ㆍLCDㆍ플래시메모리로 전환되고 있는 것은 삼성전자의 향후 주가를 긍정적으로 보게 만드는 요인”이라며 “삼성전자가 국내 IT산업에 미치는 영향으로 볼 때 관련업체들의 주가 역시 긍정적인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민후식 동양종합금융증권 애널리스트는 “예상보다 TFT-LCD사업이 호조세를 보이고 있
는데다 반도체 영업마진 개선과 함께 플래시 메모리 가격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3ㆍ4분기 실적 예상치와 목표 주가로 제시했던 49만원을 상향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도체ㆍIT주 강세로 `짧은 조정, 추가상승`기대감 커져=이날 지수가 4일째 조정을 받았지만 삼성전가가 역사적 전고점을 돌파하면서 지수의 추가 상승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트리플위칭데이와 추석연휴를 마치면 삼성전자를 필두로 반도체ㆍIT주가 시장의 주도주로 재부각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김학균 굿모닝신한증권 투자분석가는 “국내 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IT종목 중심의 차별화 장세가 심화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삼성전자 등 IT주 중심의 장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핵심 IT주와 단말기ㆍLCD 등 관련주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중장기적으로는 추가상승 가능성이 높은 만큼 조정이 이어질 경우 3ㆍ4분기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가 예상되는 종목을 중심으로 저가 매수의 기회로 활용해야한다고 분석했다.
<김정곤기자 mckids@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