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독립영화로 갈고 닦고… 웹툰작가 첫 메가폰 잡고… 올 충무로 신인감독 활약 돋보였다

'숨바꼭질' 허정·'더테러…' 김병우… 단편·장편독립영화 거쳐 역량 발휘<br>'더파이브' 정연식·'변호인' 양우석… 웹툰 인기끌자 직접 영화화 도전<br>여성 감독엔 '연애의 온도' 노덕 주목

엄태화 감독

허정 감독

김병우 감독

김병서 감독


계사년 충무로는 신인감독의 활약이 돋보인 한 해였다. 당초 봉준호·류승완·김지운·김용화 등 스타감독들의 잇단 귀환에 초점이 맞춰졌지만, 이에 못지 않게 내실 있는 결과를 이끌어 낸 건 충무로'초짜'신인 감독들이었다.

◇단편·장편 독립영화는 신인 감독 필수코스?= 20대에 단편 혹은 장편 독립영화로 역량을 쌓은 30대 감독들이 잇따라 상업적 역량을 드러내며 올 해 영화시장에서 주목 받았다. 신인 허 정 감독이 빚어낸 스릴러 영화'숨바꼭질'은 내로라 하는 인기 스타 없이 평균 상업 영화 제작비를 밑도는 순 제작비 25억원의 저예산으로 560만 관객을 모았다. 허 감독은 2010년 미장센 단편영화제에서'저주의 기간'으로 절대악몽(공포) 부문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한 기대주다. 봉준호 감독의'설국열차'와 지난 여름 쌍끌이 흥행을 이끌었던'더 데러 라이브'(557만)역시 신인 김병우 감독의 작품. 한양대 연극영화과 출신인 김 감독은 2008년 졸업작품으로 만든 첫 장편 독립영화'리튼'이 카를로비바리 국제영화제 아시아진흥기구상을 수상하면서 주목 받았다. 지난 14일 개봉, 청춘들의 서글픈 초상화를 젊은 감각으로 그려내 호평 받고 있는 영화'잉투기'는 엄태화 감독의 첫 장편 데뷔 작이다. 그는 지난해'숲'으로 미쟝센단편영화제 대상을 수상했다.

◇가뭄에 단비, 신인 여성 감독= 김미정·방은진·임순례·이정향·변영주 등 90년대부터 활동 해온 이들을 잇는 차세대 여성 감독이 부재한 가운데 가뭄 끝 단비처럼 신인 노 덕 감독이 데뷔했다. 서울예대에서 연출을 전공, 습작으로 단편을 만들어 본 게 전부지만 첫 장편 데뷔작'연애의 온도'(186만)로 충무로에 자신의 이름을 오롯이 새겼다. 노 감독은 이 영화로 제16회 상하이국제영화제에서 신인 감독 경쟁부문인'아시안 뉴탤런트 어워드'부문 작품상을 받기도 했다.


◇빛나는 이색 이력= 메가폰을 잡기 전 이력을 주춧돌 삼아 첫 연출의 맛을 경험한 신인 감독들도 많다. 올해 봄, 209만 관객을 모은'몽타주'는 마흔 둘의 늦깎이 정근섭 감독이 처음으로 연출한 영화다. 정 감독은 1996년 초 서울예대 방송연예과를 졸업한 직후 EBS의 방송프로그램 연출부에 들어갔다가 이듬해 충무로로 옮겨와 조연출을 거쳐 마침내 첫 작품을 냈다. '감시자들'(550만)은'푸른소금'등 10여 편의 영화에서 촬영 감독을 맡았던 김병서 감독이 조의석 감독과 공동 연출로 관객과 평단의 호응을 이끈 작품이다.

관련기사



최근에는 웹툰 작가들과 충무로의 만남이 부쩍 잦아지고 있다. 지난 14일 개봉한'더 파이브'는 웹툰 작가 정연식이 스스로 메가폰을 잡아 처음 연출에 도전한 작품이다. 연쇄살인범에게 가족을 잃은 여인의 처절한 복수극을 그린 이 웹툰은 누적 조회수 4,000만을 기록하며 사랑 받아 왔다. 내달 19일 개봉 예정인'변호인'역시 웹툰 작가 양우석의 첫 데뷔작이다. 변호인은 당초 웹툰으로 연재하다 영화로 만들게 됐다.

투자배급회사 뉴(NEW)의 장경익 영화사업부문 대표는"노련한 베테랑 스태프(제작진)와 감독이 함께 현장에서 영화를 만들어가는 협업 시스템이 갖춰져 신인 감독도 큰 무리 없이 현장을 이끌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김민정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