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외국인 임직원들에게 바짝 다가서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 계열사들이 늘어나는 외국인 직원들의 애사심과 소속감을 높임으로써 업무효율을 끌어 올리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등 내국인직원 못지 않게 세심한 배려를 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지난 1월 수원사업장 구내식당에 일본인 직원들을 위해 일식 메뉴를도입한 데 이어 이달 초 러시아 요리 품평회를 갖고 조만간 러시아 음식도 정규 식단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중국인 직원들을 위한 전용 식단은 이미 2003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나라별로 10여가지의 음식으로 기본 식단을 짜서 매일 2-3가지씩의 음식을 제공한다.
번거로움을 감수하고 이처럼 여러 나라 음식을 잇따라 식단에 추가하는 것은 한국음식에 익숙하지 않은 외국인 직원들이 고국의 음식으로 향수를 달래고 근무 의욕을 높일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외국인 직원들이 생생한 고향의 맛을 느끼게 하기 위해 영양사와 조리사가 유명음식점에서 조리방법과 맛의 비결을 직접 배우도록 했다.
이런 배려 때문인지 요즘 구내식당에는 하루 평균 100여명의 외국인 직원들이꼬박꼬박 찾아와 식사를 한다고 한다.
삼성전기는 반응이 좋자 외국인 전용 식단 운영을 대전사업장에까지 확대했고,삼성전자와 삼성SDI 수원사업장도 외국인 직원을 위한 메뉴 도입을 추진중이다.
삼성그룹은 최근 사내방송인 SBC 뉴스시간에 영문자막 방송을 도입했다.
외국인 임직원들에게 그룹의 주요 현안과 계열사 소식을 알릴 필요성이 절실해진 데 따른 조치다.
삼성그룹의 외국인 임직원 수는 현재 7만7천명으로 한국인 임직원(13만5천명)의절반을 넘어서면서 전체 임직원의 36% 수준으로 높아졌다.
해외법인의 현지채용 외국인 직원을 한국에 데려와 교육시키는 `한국 전문가 과정'(KEC)을 운영하고 있는 삼성SDI는 올해부터 교육기간을 10개월에서 15개월로 늘리는 등 프로그램을 대폭 강화했다.
8명이었던 대상인원도 14명으로 늘렸다.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현지 채용 외국인들은 해외법인에서 5-7년씩 근무한 간부급 직원들로 생산, 인사, 개발, 혁신 등 업무를 맡고 있으며, 법인별로 추진중인 `현지화 경영'의 핵심 인력으로 활약하게 된다고 SDI는 설명했다.
이 교육을 받은 외국인 직원들은 한국에 대한 이해와 애사심, 업무능력이 크게높아져 업무에서 뛰어난 역량을 발휘하고 있으며, 본사와 법인을 잇는 다리역할을할 뿐 아니라 비상사태 발생시에도 자체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고회사측은 전했다.
삼성전기도 8개 해외사업장의 현지 우수인력을 국내로 초청해 한국전문가로 키우는 `한국향 지역전문가제'를 운영중이다.
삼성 관계자는 "외국인 직원들의 수와 역할이 늘어나면서 이들을 이방인이 아니라 한 가족으로 만들 필요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공병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