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연장서 눈물… "다음엔 V 키스"

나상욱 시즌 두번째 2위… 우승 가능성 높아져

아쉬움이 남았지만, 첫 우승도 머지 않았음을 확인시켜 준 경기였다. 나상욱(21ㆍ코오롱엘로드)이 PGA투어 투산크라이슬러클래식(총상금 300만달러)에서 아깝게 준우승에 그쳤다. 28일 미국 애리조나주 투산의 옴니투산내셔널골프장(파72ㆍ7,109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일 경기 연장 두 번째 홀에서 나상욱은 버디를 놓쳐 조프 오길비(27ㆍ호주)에게 우승컵을 내주고 말았다. 그러나 투어 2년차 나상욱은 지난 7일 FBR오픈 공동2위에 이어 3주만에 또 한차례 준우승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고 마스터스 출전 티켓에도 한발 다가섰다. 순위는 FBR오픈과 같은 공동2위로 기록됐으나 이번 대회에서 그는 정규라운드를 공동1위로 마쳐 사실상 자신의 최고 성적을 올렸다. 나상욱은 올 들어 6개 대회에 나서 2차례 준우승을 일궈내며 일취월장한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2년째 PGA투어 최연소 선수로 뛰면서 투어 데뷔 후 38번째 출전에 불과한 이번 대회에서 우승 문턱까지 돌진한 그는 가능성이 큰 것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100만달러 가까운 상금을 받으며 투어무대 연착륙에 성공한 나상욱의 올 시즌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늘어난 드라이버 샷 거리. 평균 280야드로 최하위권인 157위에 그쳤던 그는 28일 현재 51위(289야드)에 랭크돼 있다. 이번 대회만 놓고 보면 평균 295.3야드로 출전선수 가운데 31위에 올랐다. 타이거 우즈의 전 스윙코치였던 부치 하먼으로부터 틈틈이 조련을 받으며 꾸준히 체력훈련을 쌓은 덕분이다. 그 결과로 세컨드 샷 때 잡는 클럽이 짧아지면서 아이언 샷과 퍼트 정확도까지 향상됐다. 경기 직후 나상욱은 공식 인터뷰에 앞서 눈물을 닦아내기도 했으나 “샷 감각이 좋다. 우승이 더욱 가까이 왔다는 느낌이 든다”고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이날 오길비와 공동선두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 나상욱은 17번홀까지 1타차 공동3위로 뒤지면서 첫 우승의 기회를 날리는 듯했다. 그러나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세컨드 샷을 홀 1m 안쪽에 절묘하게 붙여 최종합계 19언더파 269타를 만들면서 극적으로 연장전에 합류했다. 오길비, 마크 캘커베키아(미국)와 연장전에 돌입한 나상욱은 18번홀에서 치른 첫번째 홀에서 그린을 놓치며 위기를 맞았으나 8m 거리의 파 퍼트를 성공시키며 기세를 올렸다. 캘커베키아가 더블보기로 먼저 우승경쟁에서 탈락한 가운데 10번홀(파5)로 옮겨 펼쳐진 연장 두번째 홀에서도 나상욱은 두번째 샷을 그린을 조금 지나친 지점까지 보내 세번 만에 그린에 올린 오길비보다 우세해 보였다. 하지만 오길비가 5.4m 거리의 버디 퍼트를 성공시킨 반면 나상욱은 3타째인 칩샷이 핀을 2.4m 가량 지나친 데다 중압감 속에 버디 퍼트마저 아깝게 놓쳐 고개를 떨궈야 했다. 한편 투어 5년차의 오길비는 108번째 투어대회 출전 만에 생애 첫 승의 감격을 누렸다. 또 액센추어매치플레이챔피언십과 같은 기간 열린 투산클래식은 올해 오길비까지 모두 14번째의 ‘새내기 챔피언’을 배출, ‘기회의 무대’로서 명성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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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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