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클린디젤로 고유가 넘어라] 국산 디젤승용차는 사라질 판

꾸준한 수요 증가 불구 완성차 업체들 "돈 안된다" 외면


디젤차량이 상종가를 치고 있는 선진국과 달리 국내에서는 SUVㆍ트럭 등을 제외한 디젤승용차(세단)가 멸종 위기다. 국내 완성차 메이커들이 '안 팔린다'는 이유로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입산 디젤 차량 판매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국산 메이커들의 '상업성 미흡' 핑계는 어불성설이라는 지적이 많다. 수입 디젤 세단은 올 들어 지난 4월까지 1만723대가 팔려 전년 대비 33.6% 늘었다. 지난달 모델별 베스트셀링 톱 10 가운데 절반이 디젤 세단이다. 지난 2007년 10.7%에 불과했던 점유율이 올해 현재 31.6%다. 수입 디젤차들의 연비가 리터당 20㎞를 훌쩍 넘겨 하이브리드차가 부럽지 않은데다 성능 또한 우수하기 때문이다. 최근 디젤차들은 폭발적인 주행성능에다 단점으로 지적됐던 소음과 진동이 가솔린 엔진과 동일한 수준으로 개선됐다. 이와는 달리 국산 디젤 세단 판매량은 올 3월까지 1,363대에 그쳤다. 2007년 1만8,091대에서 지속적으로 감소하더니 지난해에는 8,335대로 역대 최저치다. 국산 디젤 세단의 급감은 국산 메이커들의 몸집이 상대적으로 커서 판매 단가가 높은 SUV에만 정신이 팔려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디젤 모델이 있는 국산 차량은 올 초 출시된 엑센트를 비롯해 프라이드, 쏘울i30, 라세티 프리미어 등이 전부다. 더욱이 국내시장 점유율이 70%가 넘는 현대ㆍ기아차는 판매 비중이 높은 중형세단 쏘나타와 K5 신형을 출시하면서 기존에 있던 디젤 라인업마저 없애 버렸다. 수입차들에 비해 국산 디젤 세단의 경쟁력이 한참 뒤처져 있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국산 디젤 모델 가운데 연비가 리터당 20㎞에 달하는 것은 올해 초 출시된 엑센트 디젤(20㎞/리터)이 유일하다. 국산 메이커들의 외면과 달리 산업연구원이 조사한 클린디젤 자동차 구매 의향 추이를 보면 2008년 35.9%에서 지난해 43.7%로 올라섰다. 같은 기간 호감도 역시 51.1%에서 지난해 64.5%로 과반수를 훌쩍 넘겼다. 디젤의 고효율성과 친환경성이 알려지면서 좋은 모델만 있다면 조금은 비싸더라도 언제든지 지갑을 열겠다는 얘기다. 사실 SUV를 포함해 전체 디젤차 판매는 증가 추세다. 디젤 차량은 2008년 17만6,628대에서 2009년 22만5,445대, 2010년 22만9,227대로 늘어났다. 하지만 보급률은 여전히 가솔린에 비해 3분의1 남짓이다. 지난해 기준 국내 승용차(SUV+세단) 등록비율을 보면 가솔린 66.7%, 디젤 19.8, LPG 12.9%, 기타 0.6%로 가솔린 차량이 압도적이다. 트럭 등 상용차를 합쳐도 가솔린 55.3%, 디젤 32.5%, LPG 11.7%, 기타 0.5% 순이다. 이에 비춰 참신한 디젤 세단들이 대거 공급된다면 클린디젤 차량의 비중은 크게 늘어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완성차 메이커들의 전략 전환과 더불어 선진국처럼 클린디젤 관련 프로그램이나 지원책을 대대적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시대착오적인 환경개선부담금과 같은 겹겹이 쌓인 규제도 시급히 혁파해야 한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기계팀장은 "배기가스 규제가 신무역장벽이 되고 있는 현실에서 국산 메이커의 디젤차 홀대는 세계 시장 점유율 확대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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