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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블로그] 이종배 차장의 재미있는 특허이야기(8)-램버스의 무한변신

상장 후 13년 만에 700% 이상 성장


얼마 전 SK하이닉스는 특허괴물인 램버스(Rambus)와 10년 이상의 특허소송을 마무리 하는 특허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램버스는 SK하이닉스와 질긴 소송을 이어왔고, 결국 SK하이닉스가 램버스에 로열티를 지급하는 것으로 마무리 됐다.

사실 램버스는 특허괴물 중에서 경이적인 실적을 올린 업체 가운데 하나이며, 아울러 최근에는 세력을 넓히며 우리 기업에 더 많은 소송을 걸 준비를 하고 있는 회사이기도 하다.


램버스는 반도체 분야에서 우리에게 익숙한 특허괴물이다. 오래 전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상대로 소송을 걸면서 알려지게 됐다. 램버스는 현재 미국 3곳, 인도, 독일, 일본, 대만, 그리고 한국에 지사를 두고 있는 다국적 특허괴물이다.

설립연도는 1990년으로 7년 간의 준비 끝에 1997년 상장된 회사다. 상장 후 매출 증가세는 가히 폭발적이다(표 참고). 상장 직후 인 1998년 매출액은 고작 3,700만 달러에 불과했다. 하지만 2011년에는 3억1,200만 달러로 13년 만에 무려 724% 가량 성장한 것이다. 일반 기업 입장에서는 기록하기 힘든 수치이다.

램버스가 이처럼 성장하게 된 배경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체를 대상으로 특허 소송 등을 통해 로열티 수익을 거둔 것이 크게 주요했다. 한 특허 전문가는 “특허괴물 중에서 한국 기업의 사정과 현실을 가장 잘 아는 괴물 가운데 하나가 램버스”라고 설명했다.


이런 램버스가 최근 들어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램버스가 최근 들어 LED 조명 등 LED 관련 특허를 꾸준히 매입하고 있는 것이 그 중 한 예다. LED의 경우 반도체 산업과 유사하고, 램버스 입장에서는 또 다른 특허 수익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여지가 열려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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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상가상으로 세계 최대 특허괴물이면서 공격적인 성향을 갖춘 아카시아 리서치와 협력을 맺은 것도 우리로써는 부담이다. 아카시아는 전 세계 특허괴물 가운데 가장 공격적인 성향을 갖고 있는 괴물이다. 양측 간의 협력은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하려는 이해 관계가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램버스의 경우 스스로가 특허괴물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지만 여전히 램버스는 일반 기업을 괴롭히고 있는 주요 특허괴물로 분류되고 있다.

램버스는 또 다른 측면에서 특허괴물의 존재를 알린 업체이기도 하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0년 램버스와 합의금 9억 달러를 건네며 소송을 마무리 지었다. 반면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의 로열티 협상 소식에도 불구하고 특허 소송을 계속 이어나갔다.

이 이면에는 SK하이닉스가 특허괴물과의 소송에서 물러설 수 없다는 의지가 내포돼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덧붙여 전 세계 업계가 SK하이닉스와 램버스 소송에서 누가 승자가 될 지에 대해 관심을 갖고 지켜봐 왔다. 하지만 SK하이닉스도 최근 램버스와 특허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는 것으로 소송을 마무리 짓게 된 것이다.

한마디로 특허괴물의 공격 앞에서 일반 기업이 이를 버티고 지탱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지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동시에 특허를 보유한 자가 산업을 지배한다는 사실을 다시금 확인시켜 준 사례이기도 하다.

◇램버스 매출액 추이(단위: 백만 달러)


이종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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