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재출항! 한국號 어디로 <1-4>] 중남미형 닮아가는 계층구조

외환위기 대량실직 영향 전체인구 25%가 '빈곤층'

우리 사회에서 중산층의 몰락은 곧바로 절대 빈곤층의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한때 ‘남미의 진주’로 불리던 아르헨티나를 보자. 지난 2002년 국가부도(모라토리엄)를 겪은 이 나라는 중산층이 몰락하면서 극심한 빈부격차의 늪에서 허덕이고 있다. 한국 역시 선진국 진입의 문턱에서 오히려 중남미형 경제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경계어린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권기수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한때 1인당 국민소득(GNP)이 8,000달러에 달할 정도로 잘 나갔던 아르헨티나가 무너진 것은 지나친 포퓰리즘의 결과”라며 “유럽국가라도 된 듯 착각과 환상에 빠져 샴페인을 일찍 터뜨린 탓에 대다수의 국민이 빈곤층으로 전락했다”고 말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지난해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도시가구의 10.1%가 최저생계비(4인 기준 92만원)에도 못 미치는 소득을 올리는 ‘절대빈곤층’이다. IMF 체제 이전인 96년만 해도 5%대로 추정되던 절대빈곤층이 이처럼 급증한 것은 무엇보다 외환위기로 인한 대량실직 때문이다. 가장이 무직자인 가구의 비율은 96년 11.4%에서 2000년 18.8%로 급증했다. 절대빈곤층 소득의 120%를 넘지 않아 빈곤층으로 추락 가능성이 매우 높은 ‘준(準)빈곤층’의 비율도 9%대에서 14.77%로 크게 높아졌다. 절대빈곤층과 준빈곤층을 합하면 전체인구의 25%가 빈곤층인 셈이다. 2000년 이후 부동산 투기열풍 등으로 빈부격차가 더욱 커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우리 사회의 빈곤층은 더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계층구조가 점점 중남미형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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