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레드오션에 빠진 금융권] (5)다시 불붙는 카드 경쟁

후발사 올들어 대대적 영업확대 '2차 카드대전' 우려 <br>롯데등 공격경영 회원수 10%이상 늘려<br>연회비 면제등 부가서비스 경쟁도 치열<br>"출혈경쟁땐 공멸…새 시장 개척해야"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보고 놀란다”는 속담은 올들어 불붙고 있는 이른바 ‘제2차 카드전쟁’에 적용할만 하다. 카드업계는 아직도 과거 과열경쟁에서 파생한 부실을 해소하는 과정에 있는데다 금융감독당국의 따가온 감독의 시선을 받고 있기 때문에 은행ㆍ보험ㆍ자산운용부문에서처럼 한국 경제에 피해를 줄 정도의 경쟁을 벌이기 어려운 상황이다. 게다가 카드업계는 최근 2~3년의 구조조정을 거친 끝에 새롭게 도약의 발판을 마련해야 하는 입장에 있다. 하지만 후발카드들의 영업확대는 또다른 부실을 초래하는게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낳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선발 카드사은 회원수를 줄이고 있는 마당에 후발주자들이 올 상반기에 카드모집인을 대거 확대, 회원수를 늘리고 있다. 이런 사실은 과거 한국 경제를 초유의 소비 불황으로 몰어넣은 카드업계의 과당경쟁의 기억을 되살리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윤증현 금융감독위원장은 최근 “카드대란이 재발하지 않도록 예방책을 마련하라”고 지시, 금융감독원이 카드사들을 상대로 실태조사를 벌인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은 오는 9월까지 신용카드사의 리스크 관리체제에 대한 일제점검을 벌일 예정이다. 후발 주자로 경쟁의 선두에 나선 회사들이 롯데ㆍ현대카드와 하나은행이다. 롯데의 경우 지난 1월말 447만명이었던 회원수가 5월말 현재 510만명으로 15% 증가했고 현대카드도 1월말 310만명에서 5월말에는 333만명으로 회원을 늘렸다. 하나은행은 2ㆍ4분기 들어 5가지 카드를 줄줄이 출하하면서 회원수를 지난해말 203만명에서 5월말까지 221만명으로 10% 늘렸다. 이들 카드사와 은행은 올들어 카드영업을 대폭 강화했다. 롯데카드는 현재 1,348명의 카드모집인을 가동, 1년전에 비해 10% 안팎으로 늘렸다. 현대카드는 카드모집인을 지난해 5월말 180명에서 현재 1,226명으로 늘리는 등 올초부터 영업력에 힘을 쏟고 있다. 부가서비스 경쟁도 치열해졌다. 후발 카드업체들에서는 백화점과 연결한 쇼핑전용카드에서 고급 프래티늄카드의 벽을 허문 카드가 등장하는가 하면 연회비를 평생 면제하는 카드마저 등장했다. 후발 카드사의 주요 타깃은 우량고객이다. 일부 카드사들은 연체가 없는 고객들에게 사용한도를 대폭 늘려주고면서 다른 카드사의 우량고객을 빼앗아오기 위해 다양한 우대조건을 제시하는 경우도 눈에 띄고 있다. 카드모집인들이 첫해 연회비를 대신 내주는 조건으로 카드발급을 권유하는 불법 모집도 다시 성행하고 있다. 한 카드 고객은 “최근 1만원의 연회비를 대신 내주겠다며 카드 가입을 권유하는 경우가 있었다”며 “기존 카드사에서 사용한도를 늘려주겠다는 전화를 받은 상황이어서 새로운 카드를 만들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LGㆍ삼성카드 등 선발 카드사들의 회원수는 오히려 줄었다. LG카드는 1월초 955만명이었던 회원수가 5월말 952만명으로, 삼성카드도 작년말 901만명에서 3월말 861만명으로 감소했다. 비씨카드의 경우 신용카드 회원수는 작년말 1,822만명에서 5월말 1,765만명으로 크게 줄어들었다. 후발 카드사들이 선발 카드사들에 대한 추격전이 본격화 되면서 업계 안팎에서는 “아직은 과잉경쟁은 아니지만 자칫 잘못하면 출혈경쟁의 함정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고가 제기되고 있다. 대형 카드사의 한 관계자는 “카드사는 회원수와 이용액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올라야 하기 때문에 후발 카드사들이 회원 모집에 열을 올리고 있다”며 “기존 신용카드 시장이 포화상태여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지 않으면 경쟁이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일부 카드사들은 ‘블루오션’ 전략을 발빠르게 도입하고 있다. 신한카드의 경우 기부전용카드인 ‘아름다운카드’을 내주 출시, 주력상품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홍성균 신한카드 사장은 “카드시장이 레드오션에 빠지지 않고 블루오션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카드사들이 스스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며 “우리 사회에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기부를 소비와 접목시킨 기부전용상품을 다른 카드사와의 차별화된 상품으로 육성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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