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 회성씨 97년 전태준씨와 수차례 만나민주당 신기남 의원이 24일 한나라당 이회창 대통령 후보의 동생 회성씨가 지난 97년 당시 전태준 국군의무사령관과 공모해 이 후보 두 아들의 병역비리 은폐를 공모했다는 의혹을 제기, 파문이 예상된다.
신 의원은 이날 국회 사회ㆍ문화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이같이 폭로하고 이 과정에서 병무청은 물론 국방부도 대책회의를 열었으며 당시 청와대 배재욱 사정비서관이 관련수사 착수를 막았다는 의혹도 함께 제기했다.
신 의원은 "이회성씨가 전태준 사령관과 수차례 만나 이 후보 아들의 병역비리 은폐를 공모했다고 한다"면서 "전태준씨는 신검판정 군의관에게 관련 사실을 은폐하고 함구토록 지시했으며 정밀 신체검사가 담겨있는 서류(신검부표)를 파기할 것과 관련자 모두 함구할 것을 지시했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회성씨와 전태준씨의 회동 장소에 대해 '서울 롯데호텔 1510, 1512호'라고 지목했다.
이어 신 의원은 "지난 2월16일 세풍사건 주범 이석희씨가 미연방수사국(FBI)에 긴급체포된 직후 한나라당이 검찰수사에 대비해 작성해둔 11쪽 분량의 '참고자료'라는 문서에는 97년 대선을 앞둔 시기에 이회성씨가 롯데호텔 1510호, 1512호를 안기부의 안가와 같은 개념으로 생각, 이곳에서 이석희씨의 소개로 전태준씨를 만났다는 사실이 나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국방부에서도 대책회의가 열려 당시 국방부 핵심간부의 주도로 국회에서의 병적기록표 공개와 관련한 각종 대책을 추진했으며 세풍사건에도 깊이 개입돼있는 배재욱 비서관은 병무청 감사실과 사직동팀 등 권력 내부 조사기관이 병역면제와 관련한 수사를 벌이는 것을 막았다고 한다"고 말했다.
특히 신 의원은 "97년 7월 이 후보의 큰 아들 정연씨의 병역면제 의혹과 관련, 국회에서 병적기록부 공개문제가 논란이 되자 이 후보 측근인사들과 친인척, 병무청 간부들이 대책회의를 가졌으며 여기에는 K의원, J의원, 이회성씨, 이 후보 사위 최명석씨 등이 참석했다고 한다"면서 "회의에 참석한 김길부 당시 병무청장은 회의결과대로 정연씨의 병적기록표를 조작하고 관련사실을 은폐토록 조치했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과 전태준 전 사령관, 배재욱 전 비서관 등 관련자들은 이날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한나라당 남경필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회성씨가 전태준씨를 97년 11월경 만난 것은 사실이나 당시 대선을 앞두고 전씨가 강원도 출신 인사들을 소개하기 위해 여럿이 함께 만났다"면서 "병역문제가 제기된 시점도 97년 7월로 회성씨와 전씨가 만난 시점은 병역문제가 이슈가 되지 않은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당시 전씨는 의무사령관직에서 예편통보를 받은 직후라 대선에서 회성씨를 돕기 위해 만난 것 같으며 두 사람이 만난 시내 롯데호텔 방은 이석희씨가 빌려쓰던 방"이라면서 "전씨는 회성씨를 만난 것 때문에 세풍사건 수사 때 검찰 조사를 받았지만 세풍사건과도 무관한 것으로 드러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전 전 사령관은 "이 후보의 장남 정연씨가 신검을 받은 것은 91년 2월이고 정밀 신체검사 내용이 담겨있는 신검부표는 보존연한이 5년으로 96년 2월에 파기토록 돼 있어 내가 이회성씨를 만나기 이전에 이미 없어진 서류"라며 "'내가 파기를 지시했다'는 주장은 시점도 맞지 않는 등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배재욱 전 비서관도 "대정부질문 차원에서 하는 것이지만 그런 무책임한 얘기를 하면 되느냐"고 반박하고 "나는 세풍사건과도 관련이 없으며 세풍사건이 있었는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양정록기자
김홍길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