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안전벨트 착용/일본 디자이너들은 전율스럽고 오싹한 비디오게임

◎소프트웨어로 떼돈을 벌고 있다.일본인들은 점잖은 소프트웨어를 개발할수 없다고 불평하는 사람은 「에니미 제로」를 해보지 않았을 것이다. 세가 엔터프라이즈사의 소프트웨어 디자이너 WARP가 개발한 최첨단 쌍방향 CD롬 비디오 게임은 놀랄만한 3차원 영상과 심장을 뛰게하는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보여준다. 당신이 만약 게임을 한다면 냉동상태에서 깨어나 미로같은 우주선으로 침입한 보이지 않으면서 치명적인 외계인과 대적하게된다. 이 게임은 일본의 오타쿠(게임심취자)들의 흥미를 단숨에 끌었다. 지난해 12월 판매를 시작한 첫날에만도 30만부가 팔렸으며 그후 40만부까지 판매고가 올라 갔다.『흥미있는 대단한 게임입니다』 동경에서 낮에는 사무실에서 근무하고 밤에는 컴퓨터게임 매니어인 다쓰자와 다마미씨(27)는 외치듯이 말한다. 에니미 제로를 처음 했을때 그녀는 20시간이나 게임을 했다. 긴장감이 넘치고 많은 시간이 드는 이런 게임이 인기가 있다는 것은 결국 일본내 4백여 게임개발회사들의 높은 이익과 직결된다. 업계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게임개발회사들은 1천2백개의 비디오게임을 내놓았으며 80억달러의 매출(수출 18억달러 포함)을 올렸다. 오락실용게임도 세계적으로 55억달러를 벌어들여 일본을 게임소프트웨어 최대 수출국으로 부상했뿐아니라 일본 디자이너들에게 오랫동안 거부됐던 갈채를 받게했다. 『우리는 더러운 일을 하고 있다고 취급받았다』 캡콤사의 사장인 쓰지모토 겐조씨는 말한다. 캡콤사는 지난 83년 창업, 현재 비디오 및 오락실용 게임 개발의 선두업체로 부상했으며 1백만개이상 팔린 게임 5개를 시판했다. 『그때는 사람들이 우리의 매출만 주목했었다. 그리고 (이제는) 존경하기 시작했다』 일본에서 가장 성공적인 디자이너들은 이제 록스타와 같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잘 팔리는 격투게임시리즈중 하나인 세가의 「버추어 파이터」 개발자로 유명한 스즈끼 유가 퓨전록 기타리스트와 같은 명성을 얻은 젊은이로 대접받기를 희망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대학생일때 그는 그런 재능이 부족한 것을 알고 컴퓨터로 전환했다. 『나는 프로그래밍을 하면서 놀랄만한 장난감을 발견했다』 소년같은 모습의 스즈끼는 회상한다. 1983년 세가에 채용됐을때 그는 게임 디자인을 장난삼아 해보고 있었다. 그는 곧바로 우수성을 입증했다. 1985년 그는 총싸움이 난무하는 그의 첫번째 입체게임인 「스페이스 해리어트」를 내놓았다. 그는 그후 12개이상의 게임타이틀을 만들었으며 38세인 지금도 세가사의 게임개발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다. 무술의 세계에 대한 기이한 이야기인 버추어 파이터로 스즈키는 명성을 얻었다. 1993년 첫 출시된 후 이게임은 미국과 일본에서 재빠르게 TV시리즈와 만화로 제작됐다. 일본에서 오락실용으로 7만5천부가 팔렸으며 가정용 비디오 게임으로 3백50만부 이상이 판매됐다. 모형차와 컴퓨터장비로 가득차 창조적인 분위기가 충만한 사무실에서 겸손한 스즈키는 더이상 과거를 회상치 않는다. 그는 또 차기 프로젝트인 초현실 자동차 경주게임을 준비하느라고 분주하다. 그는 정확한 느낌을 얻기 위해 프로(카레이서)들과 접촉하고 있으며 심지어 페라리를 몰기도 한다. 『흥미진진하게 만들기 위해선 체험이 필요하다』고 그는 말한다. 게임랜드의 최신 스타는 「에니미 제로」와 기타 스릴러 게임들의 창시자인 에노 겐지(26). 에노의 경력은 10세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에노는 당시 자신이 원하는 신디사이저 대신 음악을 재생할 수 있는 컴퓨터를 선물로 받게 된다. 에노는 자신이 작곡한 것을 레코딩하기 위해 컴퓨터의 프로그램 작동방법을 배워야했다. 컴퓨터 데스크톱을 만지자말자 이 천재는 게임소프트웨어를 디자인하고 중학시절에는 이 부문 1위에 오르게 된다. 명문 동경고교에 입학한후 에노는 시험과 무사안일에 젖어 아무런 비전도 주지 못하는 교육에 환멸을 느낀다. 이후 2년만에 고등학교를 중퇴한 에노는 『좋은 학교와 직장에 들어가기 위한 시험을 치르느라 힘겹게 공부하는한 결코 나쁜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고 우리는 배워왔다』고 푸념하곤 했다. 천성적으로 스스로 일을 벌이곤 했던 에노는 혼자서 문학과 철학서적을 읽고, 필름과 만화영화를 보면서 독학을 길을 걷는다. 18세에 컴퓨터 디자인게임 다인공부로 돌아온 에노는 1년후 많은 게임 공급업자들의 도움을 받아 (컴퓨터 게임디자인) 개발회사를 운영한다. 23세되던 해인 지난 94년 에노는 비디오게임을 개발·출시하는 WARP를 만들면서 실질적인 돈벌이에 나선다. 미국의 록가수 미트로프의 닮은, 긴머리와 단단한 체구의 에노는 요즘 젊은 일본인 오타쿠 사이에 많은 팬들을 갖고 있다. 『그들에게 삶에 어떤 특별한 것은 없다고 가르친다』는 에노는 『때문에 그들도 자기 나름의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변덕스럽고 치열한 경쟁의 세계인 게임 디자인분야. 여기에선 가장 성공한 크리에이터조차 30대후반쯤이면 은퇴의 길에 들어서곤 한다. 하지만 호리 유지(43)만은 그렇지 않다. 그의 「드래곤 퀘스트(DQ)」시리즈는 「슈퍼 마리오 브러더스(일본의 3대게임메이커인 닌텐도가 자체개발)」와 자웅을 겨루며 일본시장에서 처음 판매 1위를 기록중이다. 지난 10여년간 DQ의 공급자인 「에닉스」는 닌텐도의 8·16·32비트짜리 게임기의 하나로 디자인되어 6개 시리즈로 1천9백30만개나 팔렸다. 호리는 게임 디자인 분야에선 석기시대인 지난 82년 게임디자인을 시작하기에 앞서 한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난 단지 소설로 쓰고 영화로 제작할 수 있는 드라마틱한 이야기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80년대 중반까지 호리는 집중적으로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는 일련의 게임을 개발, 역활연기장르를 개척했다. DQ게임은 86년 처음 시장에 나오자 마자 히트했고, 6개의 시리즈가 연이어 뒤따랐다. 히로는 『난 여러분이 자신의 캐릭터와 장소를 창조해낼 수 있는 가상세계를 좋아한다』고 말한다. 새로운 DQ판에 필요한 최신의 하드웨어를 가장 앞서 선보이기 위해 뛰어드는 수백만의 게임기개발자들에게도 이점은 마찬가지다. 닌텐도에게는 불행하게도, DQ애용자들이 신형 64비트 게임기인 닌텐도 64로 업그레이드할 것같지는 않다. 상당한 결점에도 불구하고, 에닉스사는 지난 1월 닌텐도의 숙적인 소니사의 플레이스테이션용으로 새 DQ 게임을 발표했다. 문제는 돈이다.: 소니와 세가가 CD롬을 값싸고 신속하게 생산해 이익의 30∼40%를 내는 반면, 닌텐도는 칩압축용 롬 카트리지판매에서 이익의 60∼70%를 내고 있다. 이것만이 닌텐도가를 경쟁에서 뒤처지게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파이널팬터지 게임을 1천만개이상 판매하고 있는 스퀘어사도 입장을 바꾸고 있다. 고바야시 히로시 스퀘어사 이사는 『CD롬은 거대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앞으로는 컴퓨터게임을 중심으로 생산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소니는 비디오게임기시장에서 선두를 차지하고 있는가. 소프트웨어 없이는 하드웨어가 무용지물이 되는 업계 특성상, 소니는 최근 치룬 싸움에서 승리했다. 마케팅의 귀재인 소니는 닥쳐올 전초전을 예상, 97년에 플레이스테이션용 게임타이틀 7백개를 발표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닌텐도는 소니의 공략이 게임기시장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 고심하고 있다. 야마우치 히로시 닌텐도 사장은 『소니가 내놓은 게임중 대부분은 쓸모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그는 소니가 계속 이렇게 나오게 되면, 게임기산업 자체가 붕괴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그는 또 지난 80년대 중반 게임기시장에 군소 소프트업체들이 난립해 아타리 하드웨어플랫폼을 도산시켰던 사태를 연상시키며, 소니의 행동이 제2의 아타리 쇼크를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한다. 게임기 시장의 판도가 재편성되고 있다.세가는 오는 10월에 완구업체인 반다이사와 합병할 계획이라고 최근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32비트 세가새턴 플랫폼판매가 경쟁력을 가지게 됨에 따라, 세가가 하드웨어부서를 축소해 유망한 게임테마파크 등에 집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닌텐도는 현재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소니의 1백65달러짜리 플레이스테이션을 꺾기위해 일본에서 닌텐도64의 가격을 2백달러에서 1백40달러로 인하했다. 게임기의 대가인 에노는 게임기시장의 경쟁이 매우 치열하지만 우려할만한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그는 온라인게임 시장이 호황을 탈 미래를 예상하면서 『이 단계가 끝나면 네트워크게임으로 관심을 돌릴 것』이라고 말한다. 그의 팬들은 틀림없이 그의 뒤를 따라갈 것이다.<아이린 M 쿠니이/동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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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니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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