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카드시장 '춘추전국시대'

■ SK 카드사업 진출SK 마케팅력·이통사업 결합땐 시너지 '찻잔 속 태풍'이냐, '핵폭탄 공습'이냐. SK가 전북은행 카드사업 부문 지분인수를 통해 카드사업에 진출함에 따라 카드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LGㆍ삼성 등 선두 업체들은 충분한 가맹점 확보와 시스템 구축 등을 내세워 SK의 진출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후발사들은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 또 다른 '공룡'의 등장으로 크게 긴장하는 분위기. SK가 마케팅력과 이벤트, 부가서비스, 계열사 연계 서비스 등을 통한 공격적 영업으로 기존 회원의 이탈이 가속화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OK캐쉬백카드ㆍ엔크린보너스카드 등을 통해 이미 확보한 3,400만명이 넘는 고객 데이터베이스(DB)에다 부동의 1위를 고수하고 있는 이동통신사업과 결합할 경우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 왜 인수했나 미래사업으로 필수품으로 일컬어지는 신용카드사업 인수를 통해 미래사업 기반을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의지가 강하게 깔려 있다. 특히 이동통신과 신용카드를 결합할 경우 '모바일 신용카드 시대'를 선점할 수 있다는 점이 SK의 발걸음을 재촉했다. "카드사업 진출 후 전자상거래와 무선 인터넷기술을 카드사업에 접목시켜 휴대폰에 신용카드칩을 내장한 스마트카드로 시장을 공략하겠다"고 강조한 SK텔레콤의 계획이 이 같은 의지를 잘 보여준다. OK캐쉬백카드ㆍ엔크린보너스카드 등을 통해 확보한 고객 DB를 카드사업으로 이어갈 경우의 부가효과도 카드사업에 눈독을 들인 배경이다. 카드업계는 SK가 확보한 DB 가운데 3분의1만 카드회원으로 전환하면 업계 3~4위 자리는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동통신ㆍ정유 등 그 동안 실생활과 밀접한 서비스를 제공한 SK가 이를 한데 묶어 카드사업을 벌일 경우 기존 카드사에 상당한 위협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 카드사 반응은 엇갈려 LGㆍ삼성 등 선두 업체들은 SK의 진출에 크게 영향이 없을 것으로 평하는 반면 후발사들은 크게 긴장하는 분위기다. 업체별로 1,000만 이상의 회원을 확보한 선두 카드사들은 정부의 규제 강화로 신규회원 모집이 어려운 상황에서 SK카드가 별 파괴력을 발휘하지 못할 것으로 평가했다. 이들은 마케팅ㆍ영업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신규진입사가 고객을 확보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경영여건이 크게 흔들리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다 가맹점 확보, 시스템 구축 등에 수천억원 이상의 투자비가 필요하다는 점도 선발사들의 마음을 느긋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인력확보ㆍ비용ㆍ시간 등에서 후발사의 한계가 명확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반해 중ㆍ소형 카드사들은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서 SK의 진출로 영업기반이 흔들리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이들은 SK가 마케팅력과 부가서비스, 이벤트, 계열사 연계 서비스 등을 통한 공격적 영업으로 기존 회원의 이탈이 가속화되지 않을까 긴장하고 있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ㆍLG에 이어 SK까지 카드시장에 진출하면서 그야말로 춘추전국시대를 맞게 됐다"며 "SK진출이 '찻잔 속의 태풍'으로 그칠지 '핵폭탄 공습'이 될지는 아직 모를 일"이라고 말했다. 김호정기자 손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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