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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의 한 기업이 세계 최초로 선박 내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해상용 자동 교환식 전화 시스템'를 개발해 업계 주목을 받고 있다. 화제의 기업은 선박 통합 네트워크 전문기업인 네트.
이 회사는 조선, 해양 분야 네트워크 및 선내통신 시스템 전문 중소기업. 현재까지 네트의 통신 시스템을 적용한 선박만 2,000척을 웃돈다.
최근 개발한 '해상용 자동 교환식 전화 시스템'은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주관하는 지역산업기술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약 2년간 네트와 대우조선해양이 손잡고 상용화에 성공했다.
국내에서 건조하는 대부분의 선박은 선내 통화용으로 아날로그 방식의 전화 시스템과 80년대 디자인의 전화기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두꺼운 철판으로 인한 통신 장애와 기상 이변 등 열악한 해상 환경으로 선내 통신 환경 구축이 어렵기 때문이다. 또 해상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특수한 제품을 개발하기 위한 기술과 비용 등의 문제가 국산화를 가로막았다.
네트의 시스템은 선내 인터넷과 전화, TV, 경보 시스템 등 모든 통신 시스템을 웹 방식의 서버를 통해 통합 관리함으로써 통신비용 절감은 물론 지상에서도 선박의 항해 정보를 관리할 수 있다. 방수ㆍ방열 등 해상 환경에 적합한 모듈로 개발돼 기본 선박의 아날로그 통신 장비는 물론 와이파이 기반 통신 시스템과도 자동 연동이 가능하다.
특히 스마트폰과 연동된 무선 통신망이 구비된 선박에서는 유선 시스템과 같이 사용할 수 있다. 선내 한정된 장소에서만 사용할 수 있었던 통신을 선박의 모든 공간에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이 기술은 최근 루마니아 망갈리아 조선소에서 건조 중인 컨테이너선 등 모두 10여척의 선박에 성공적으로 적용됐다. 아울러 대우조선해양에서 선박설계 표준 사양으로 채택해 50여척의 수주 선박에 탑재할 예정이다.
이정규 대우조선해양 부장은 "해상용 인터넷 전화 시스템 개발은 글로벌 시장에서 새 시스템에 대한 트렌드 주도 및 국산 제품 경쟁력 확보에도 큰 역할이 기대된다"며 "향후 다양한 종류의 해상용 통신장비 국산화 여지가 남아있어 이 부문에 대한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네트는 해상용 인터넷 전화 시스템뿐만 아니라 ALL-IP 기반 해상용 CCTV 시스템과 와이파이 기반 신개념 시간 정보 제공 시스템, 인터넷 기반 장비의 원격 관리 시스템 등도 개발했다.
네트 관계자는 "선박 내부의 통신 환경을 육상의 빌딩과 같은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게 최대 목표"라며 "선박 및 해양플랜트 부유물의 새로운 통신망에 대한 연구개발도 진행하는 등 이 부문 글로벌 리더로 성장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