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선후보의 청와대 연쇄 개별회담 제의는 전적으로 김영삼 대통령의 독자적인 판단과 지시에 의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김대통령은 23일 상오 9시께 김용태 비서실장과 김광일 정치특보에게 대선후보들과의 회담을 가급적 이른 시일내에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김특보는 곧바로 구체적인 추진안을 보고했는데 김대통령은 처음부터 이회창 총재가 아닌 김대중 총재를 먼저 만나겠다는 뜻을 갖고 있었을 개연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조홍래 정무수석이 이날 국민회의 당사를 먼저 방문한 것도 김대통령의 의중을 뒷받침한 것으로 분석된다.
김대통령은 우선 청와대 회담을 여러차례 공식 제의한 국민회의 김총재와 만난 뒤 나머지 후보들과는 추후 일정을 협의하는게 어떠냐는 생각을 갖고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유추가 가능하다.
그러나 청와대 주변에서는 김대통령이 김총재를 첫번째 회담상대로 선택한 것은 김총재를 배려하기 보다는 이총재에 대한 배신감을 우회적으로 표출한 것이라는 해석도 제기되고 있다.<유석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