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98부동산] (하) 땅값 되살리기 처방 봇물

98년 땅값은 32.7%가 떨어져 558조원에 이르는 자산손실이 있었던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상가 역시 사상 최악의 빙하기로 권리금이라는 말이 자취를 감췄고, 임대료도 곤두박질했다. 오피스텔도 분당의 「트리플리스」 등 틈새시장을 공략한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허덕였다. 말그대로 전무후무한 불경기를 실감한 한 해였다.◇토지=건설교통부 조사에 따르면 올해 땅값은 전국 평균 13.43%가 떨어졌다. 지난 8월 현재 법원의 경매대상 토지 낙찰가는 지난해 11월보다 평균 46%가 하락했다. 성업공사가 매입한 부실채권 담보 부동산은 감정가격의 56.3%에 매각돼 지가하락률은 43.7%에 이르렀다. 평균 32.7%가 떨어진 셈이다. 지난해 10월말 현재 국토개발연구원이 추정한 국내 지가총액이 1,706조6,650억원임을 가만하면 558조원이 허공으로 사라진 셈이다. 시기적으로 국제통화기금(IMF)관리체제 이후 구조조정이 본격화하고 실질소득 감소에 따른 소비위축이 가속화한 2분기가, 지역적으로는 도시지역의 도심으로 갈수록 하락폭이 컸다. 올해는 토지와 관련된 제도가 큰 변화를 일으킨 한해이기도 하다. 정부는 기업의 부실로 직결되는 자산디플레를 막기 위해 토지와 관련된 규제를 대폭 풀었다. 토지거래허가·신고지역을 대폭 해제했으며 금과옥조처럼 여겨지던 그린벨트도 내년중 대부분 풀기로 해 꽁꽁 얼어붙은 토지시장의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토지 시장이 움직인다해도 상승폭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며 다만 추가하락에 대한 불안감이 해소돼 거래는 올해보다 상당히 늘어날 것으로 전망이다. 오히려 일부에서는 구조조정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면서 토지의 공급초과 현상이 지속돼 하락세가 상당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상가=외국계 컨설팅업체인 브룩 힐 리어파 카코리아(BHPK)가 서울시내 상가임대료 동향을 조사한 결과 올해 상가의 공실률(空室率)은 13.6%로 지난해보다 12%포인트 가량 증가했다. 임대료와 권리금 역시 지난해말 이후 하락세를 거듭해 IMF 전보다 각각 15~20%, 20~50%씩 하락했다. 국내 최대의 노른자위 상권인 명동지역조차 수천만~수억원대에 이르던 권리금이 자취를 감췄다. 또 가장 안정적인 상권으로 평가돼 온 종로지역 상가들도 매출액이 절반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매물이 대거 쏟아져 나왔다. 이밖에 알짜배기 상권인 압구정·신촌·신천·강남역 주변도 권리금이 사실상 사라졌고 심지어 매일 가게세를 내는 일세점포도 크게 늘었다. 신규 분양상가 역시 수요자가 없어 고전을 면치 못한 한해였다. 1.5평 기준으로 지난해 7,000만~8,000만원을 호가하던 신규 상가 분양가가 올들어 평균 3,000만원대로 하락했다. 하반기 들어서도 지하철 역세권 및 대규모 아파트단지내 상가와 구입조건이 파격적인 일부 상가에 수요가 집중됐을 뿐 전반적으로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오피스텔=오피스텔시장도 올초 시세가 폭락한 후 이렇다할 회복조짐없이 한 해를 마감해야 할 처지다. 올 상반기에 공급된 오피스텔의 평균 분양률은 30%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에따라 오피스텔을 중심으로 사업을 해 온 건설회사들은 대부분 극심한 자금난을 겪었고 일부업체는 도산의 길로 접어들었다. 그러나 일부 업체들은 틈새시장을 집중 공략하는 영업전략을 펼쳐 조기분양에 성공하는 위력을 발휘하기도 했다. 코오롱건설이 지난 10월말 분당신도시에 공급한 「트리폴리스」의 경우 한달만에 90%의 분양률을 기록했다. 현대산업개발이 분당과 일산에 각각 공급한 「판테온」과 「밀레니엄」도 분양률이 70%를 웃돌고 있다. 이들 오피스텔의 분양성공은 뛰어난 입지여건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주변 시세보다 낮은 분양가로 공급한 게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기존 오피스텔은 가격 하락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서울 강남지역 기존 오피스텔 시세는 지난해보다 20~30% 가량 떨어졌다. 강남구 수서동 미시2000 20평형 시세는 5,000만~5,500만원으로 지난해보다 2,000만원 가량 떨어졌다. 역삼동 샹제리제센터 23평형도 1억3,500만~1억4,000만원으로 1,000만~2,000만원 정도 하락했다.【오현환·전광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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