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佛·英, 시리아 내전서 사린가스 사용 확인

UN 보고서 “정부군 또는 반군이 화학무기 사용했다는 합리적 근거 있어”<br> 美 “추가조사 필요” 신중론…러 “조사결과 수용 불가”

시리아 내전 과정에서 화학무기가 사용됐다는 구체적인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그러나 사태 해결의 열쇠를 쥔 미국과 러시아는 이에 대한 입장 차를 보여 시리아 내전의 해결은 아직 불투명한 양상을 띠고 있다.

프랑스와 영국 정부는 4일(현지시간) 시리아에서 채취한 혈액과 모발 샘플을 검사한 결과 정부군 측이 치명적인 신경가스인 사린가스를 사용했다는 증거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로랑 파비우스 프랑스 외무장관은 현지 방송에 출연해 “시리아 내전에서 확실하게 한차례 이상 사린가스가 사용됐다”며 “시리아의 바샤르 알 아사드 정부와 정부에 협력하는 공모자들이 화학무기 사용에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프랑스 정부는 유력 일간지 르몽드 기자가 시리아에서 가져온 샘플을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마크 라이얼 그랜트 유엔주재 영국대사도 “서로 다른 화학무기가 여러 차례 사용된 증거를 확보하고 있다”며 “때로는 사린가스가 포함됐고, 때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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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유엔 독립조사위원회도 시리아 정부군 또는 반군이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합리적 근거가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유엔인권위원회에 제출했다.

이에 대해 미국ㆍ러시아는 이견을 드러내고 있다. 일단 미국 정부는 프랑스의 조사 결과를 존중한다면서도 군사 행동에 대해서는 여전히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프랑스의 조사 결과는 미국 정부의 조사 내용과 완벽하게 일치한다”면서도 “누가 언제 화학무기를 사용했는지는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아사드 정부의 최대 우방인 러시아는 "시리아 정부가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증거를 수용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처럼 미국이 군사행동에 신중 모드를 이어가고 있고, 러시아의 이견도 해소되지 않아 화학무기 사용증거가 당장 시리아 사태의 전환계기가 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당초 이달 초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기로 했던 시리아 국제 평화회의가 한 달 미뤄지는 등 개최여부도 점차 불투명해지고 있다. 더군다나 내전 당사자인 시리아 반정부 단체는 회의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밝혀 회의 결과의 구속력도 의심받는 상황이다.

사린가스는 제2차 세계대전 기간 나치가 대량 살상을 위해 개발한 화학무기로, 수 분 내에 목숨까지 앗아갈 정도로 치명적이다. 사린가스는 1995년 일본 도쿄에서 발생한 사이비 종교단체 ‘옴진리교’의 독가스 살포 사건으로 널리 알려졌다.


이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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