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전셋값이 급등하면서 매매가격 대비 전셋값 비율도 2000년대 들어 처음으로 60%를 넘어섰다. 특히 매매가격과 전셋값 차이가 1억원이 채 안 되는 아파트를 중심으로 전세에서 매매로 전환되는 수요도 늘어나는 모습이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전세가율이 높은 강북 지역을 중심으로 전세에서 매매로 전환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며 "전셋값과 매매가격 차가 크지 않은 아파트가 주된 대상"이라고 말했다.
◇서울 전세가율 60% 돌파…2000년 이후 처음= 4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1월 말 기준 서울 지역 아파트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 비율은 60.42%로 2000년대 들어 처음 60%대에 진입했다. 2000년 54.5%와 비교하면 15년 만에 5.92%포인트나 뛴 셈이다.
중소형아파트가 많고 주거 선호지역일수록 전세가율 비율이 높았다. 자치구별로 성북구가 69.97%로 가장 높아 70%대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으며 금천구(67.62%)·관악구(67.5%)·구로구(66.99%) 등이 평균보다 높았다. 특히 25개 자치구 가운데 강남 4구를 비롯해 6개구를 제외한 19개구가 전세가율이 60%를 훌쩍 넘었다.
전세가율이 상승하면서 매매-전세가 차이도 급격히 좁혀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세입자가 은행 대출 등을 통해 살던 집을 아예 사버리는 식의 매매 전환 수요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매매값과 전셋값 차이를 1억원 안팎으로 보고 있다. 1억원의 대출을 받을 경우 매달 37만원 정도의 이자를 내면 되기 때문에 크게 부담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부동산114는 서울에서 매매가격과 전셋값 차이가 1억원 미만인 아파트가 전체 전세 아파트(127만5,366가구)의 30%에 달하는 37만749가구로 집계했다.
◇5,000만원이면 살 수 있는 아파트 수두룩= 1,000가구 이상의 대단지 가운데 평균 매매가격과 전셋값 차이가 가장 적은 아파트는 금천구 시흥동 벽산타운5단지 84㎡(이하 전용면적 기준)로 매매가(2억9,000만원)와 전세가(2억4,500만원) 차이가 4,500만원에 불과했다.
또 강서구 가양동 가양2단지 성지아파트 49㎡는 매매가는 2억4,000만원인데 전셋값은 1억9,000만원에 달해 차이가 5,000만원 정도였다.
노원구 상계동 보람 44㎡와 성동구 금호동 벽산 59㎡는 차이가 5,500만원이었으며 관악구 봉천동 관악드림타운 59㎡는 전셋값에 6,250만원만 보태면 매입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매매-전세가 차이가 작을수록 전세에서 매매로 전환하는 세입자들이 느는 분위기다. 관악구 봉천동 S공인 관계자는 "매매가격과 전셋값 차이가 5,000만~6,000만원 정도 차이가 나는 것을 알게 되면 전세를 구하러 와서 매매를 고민하기도 한다"며 "하지만 아직까지 집주인들이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에 선뜻 거래에 응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실제 거래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