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희정 현대경제원 연구위원은 "국내 대기업 중 삼성전자ㆍ현대차 등은 이미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위상을 다지고 글로벌 플레이어로서 꾸준히 이어가야 하는 투자금액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더욱이 이번 설문 조사에서 기업이 가장 유심히 살펴보는 경제변수의 변동폭이 작은 만큼 이번 유로존 위기가 급격한 글로벌 경기 위축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실제 설문에 응답한 기업 중 원ㆍ달러 환율이 1,100~1,200원일 것으로 예상한 비율이 77.4%였다. 국내 대기업이 수출 의존도가 높은 점을 고려하면 상반기 평균 환율인 1,140원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원ㆍ달러 환율이 유로존 위기로 크게 흔들리지 않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또 유가는 응답자의 45.2%가 배럴당 100~120달러로 내다봤다. 상반기 유가의 평균 가격이 배럴당 112.8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유가 변동폭도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편 전국경제인연합회가 2010년 3월 국내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발간한 '2010년 시설투자 계획 및 2009년 실적'을 살펴보면 2008년 기업의 전체 시설투자 금액은 90조4,467억원에 달했다. 그러나 금융위기가 본격화된 2009년 한 해 동안 집행한 시설투자 금액은 88조2,47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 감소하는 데 그쳤다.
물론 이들 600대 기업은 2002년 이후 매년 투자금액을 늘려 2008년 말까지 7년 연속 투자금액을 상향 조정했다. 2009년 금융위기가 본격화된 후 비로소 투자금액을 줄였고 감소폭이 전년 동기 대비 2.4%에 그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