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국제유가 하락 약인가 독인가] "내년 2분기 공급과잉 절정… 반등은 글쎄"

■ 유가 전망은

"OPEC 등 산유국 개입없인 내년 상반기 40弗선도 위협"

사우디는 "60弗선에서 안정"… 조만간 하락 진정 점치기도


지난 6개월 동안 40% 가까이 하락한 국제원유 가격이 석유수출국기구(OPEC) 등 산유국의 적극적 조치가 없이는 추가적 하락이 불가피하며 내년 상반기까지 반등을 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국제유가는 9일에도 하락세를 이어갔다. 전자거래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이날 장중 지난 2009년 7월 이래 최저인 배럴당 62.25달러, OPEC의 유가 기준인 북해산브렌트유도 장중 2009년 10월 이후 최저인 배럴당 65.54달러까지 떨어졌다. 8일(현지시간)에도 WTI와 브렌트유는 각각 4.2%, 4.17%나 폭락했다.


최근 유가의 하락은 가격에 대한 팽배한 비관론 때문이다. 로이터통신은 "유가에 대한 비관론이 다시금 유가 하락을 부채질하는 꼴"이라고 전했다. 모건스탠리는 5일자 보고서에서 내년 2·4분기 유가가 배럴당 43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다며 "OPEC의 개입 없이는 시장 불균형이 심화할 위험이 크며 내년 2·4분기가 공급과잉의 절정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모건스탠리는 내년 브렌트유 평균 가격을 종전 배럴당 98달러보다 30%가량 낮춘 70달러로, 2016년 유가 전망치는 배럴당 102달러에서 88달러로 수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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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서는 앞으로 유가는 더 떨어지고 오름세로 반전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타이체캐피털의 타리크 자히르 상무이사는 "유가가 떨어지면 시장의 예상을 넘어서는 경향이 있다"며 "유가는 계속 아래를 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니자르 알아드사니 쿠웨이트 국영 석유회사 최고경영자(CEO)는 "OPEC가 원유 생산 기조를 바꾸지 않으면 앞으로 6~7개월은 유가가 배럴당 65달러에 머물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유가의 하락세가 조만간 진정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원유 컨설팅 업체 리포우오일어소시에이츠의 앤드루 리포 대표는 "미국과 캐나다 외에도 이라크 내 쿠르드 자치 지역의 원유 수출이 늘어나겠지만 배럴당 60달러 밑으로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의 '유가 전쟁'을 주도하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도 유가가 배럴당 60달러선에서 안정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WTI 선물이 거래되는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는 비록 소수지만 순매수 포지션이 2일 기준 일주일간 14% 증가한 반면 순매도 포지션은 15% 감소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자료를 인용해 전했다. WTI의 순매수 포지션이 늘어난 것은 20개월 만에 처음이다.

하지만 이러한 흐름이 유가 하락에 베팅했던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을 위한 청산 과정일 뿐 유가 반등을 예고하는 새로운 현상은 아니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팀 에반스 씨티그룹 분석가는 "유가가 바닥을 쳤다고 보는 게 아니라 투자자들이 익스포저를 재조정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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