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3일 “한국인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한국의 국력 신장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반 총장은 이날 오후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한 직후 이같이 밝혔다. 반 총장이 모국을 찾은 것은 취임 이후 18개월 만이다.
서울공항에는 한승수 국무총리가 직접 나와 영접했다. 유엔 사무총장 영접에는 보통 장관이 나서는 게 관례지만 우리 정부는 총리 영접에 예포까지 쏘는 파격을 보였다. 한국이 배출한 첫 유엔 사무총장이라는 점을 고려한 특별한 배려다.
공군의장대의 의장행렬과 예포 19발이 울려 퍼진 가운데 한 총리와 나란히 붉은색 카펫을 밟은 반 총장은 환영 나온 귀빈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인사했다. 반 총장은 “지난해 1월 취임 이후 18개월 만에 정든 고국을 찾아와 국민들께 인사드릴 수 있어 너무 기쁘고 감개무량하다”고 방한 소감을 밝혔다. 이어 “좀 더 일찍 찾아와 국민들께 인사를 드렸어야 했지만 지난 1년간 시급한 국제문제를 처리하느라 늦어져 죄송하고 송구스럽다”고 덧붙였다. 반 총장은 “한국에 새로운 정부가 출범했고 한반도 핵 문제가 진전을 이룬 긍정적인 발전시기에 방문한 것이 굉장히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며 한반도 평화 문제에 대한 특별한 관심을 내비쳤다.
반 총장은 또 “이번 방문기간에 이명박 대통령과 한 총리, 경제ㆍ언론ㆍ정치계 인사들과 만나 국제사회 속에서 한국의 역할을 증대시키고 유엔과의 협력을 증진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방한계획을 소개했다. 그는 “최근 국제사회는 기후변화ㆍ식량난ㆍ고유가 문제에 직면해 있다”며 “한국 정부는 국력신장과 상응하는 국제적인 기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4박5일 일정으로 방한한 반 총리는 이날 유엔평화유지활동(PKO)을 벌이는 동명부대에 파견될 국군장병과 우주인 이소연씨를 만났고 서울대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다.
4일에는 이 대통령과 한 총리를 예방한 뒤 내외신 기자회견을 갖는다. 5일에는 고향인 충북 음성을 방문하고 이어 청주대에서 열리는 모의유엔총회에 참석한다. 6일에는 김하중 통일부 장관과 조찬을 한 뒤 7일 오전 일본으로 건너가 선진8개국(G8)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